리뷰

조항빈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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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언덕'은 글쓰기를 잘하는 한 소녀에 대한 영화다. 깊은 캐릭터들로 가족에 대한 뭉클한 성찰을 하는 이 영화는 여러 영화제들에서 주목을 받을 만했다. 처음에 영화를 볼 때엔 '우리들'의 또 다른 아류작이 될 것인가 싶기도 했으나, 때로는 '하우스 오브 카드'나 '베터 콜 사울'이 연상될 정도로 영악하고 어둡다고도 표현할 수 있는 전개가 나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다룰법한 가족 이야기를 펼치기도 하는 이 영화는 매순간의 전개가 새롭고 흥미진진했다. 그 중심에 있는 영화의 주인공인 명은이는 최근 한국영화에서 본 캐릭터들 중에서 손꼽힐 정도로 깊고 매력적인 인물인 것 같다. '소리도 없이'와 '흩어진 밤'에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 문승아 배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앞날이 가장 기대되는 아역배우로 더욱 자리매김했다. 감정 표현이 풍부해서 캐릭터의 감정선을 읽기 쉽게 연기를 하면서도, 동시에는 더욱 더 깊은 무언가, 좀 더 근원적인 불만과 화와 우울, 그리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이겨내고 성장하고 성숙해질 것이라는 느낌도 주는 씩씩하고 응원하고 싶게 되는 어린이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하는 집과 학교의 세계는 '우리들' 같은 영화의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어른들의 세상을 깊게 인식하고 있는 아이들은 그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가고 있으며, 우리 사회와 세상이 그렇게 아이들의 세상에도 자국을 남기고 있는 모습 말이다. 영화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고, 더욱 직접적으로 세상의 눈치를 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돌고 돌아서는 결국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순수한 아이들의 열망을 탐구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영화는 가족과 아이가 갖는 관계와 감정들과 갈등을 바라보고, 이를 통해 가족과 사랑의 관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하고 버겁고 아름다운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