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김경수
김경수
2018.06.19
메타포, 메타포, 메타포.
<버닝>은 메타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벤은 타인의 완벽해지고픈 욕구를 자극하며, 메타포의 의의를 부여한다. 종수는 타인을 굴복시키는 방식으로 판타지를 부여해 메타포의 의의를 부여한다. 이는 세속세계에서 부와 가난이 존재하는 양식을 모사한다. 이는 벤과 종수가 그 이전 세대와 똑같지만 그 겉모습만 다른 형태로 영원회귀하는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오로지 해미만이 이전 세대와 다른 방식으로 그 자리에 있다. <버닝>은 그래서 주제 측면에서 해미를 단순히 소모하는 게 아니라, 해미가 사라진 자리의 공백을 통해 메타포가 사라진 세계의 공허를 보여준다. 그 자리에는 <밀양>에 나온 종교성의 초라함만 남는다. 이 영화는 이로 하여금 현실 너머 비전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찍은 영화라 생각한다. 남자들의 세계를 남겨둔 채 사라진 해미의 삶은 이따금 이상향처럼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