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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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

2018.01.08

눈보라 휘몰아치는 히말리야의 에베레스트, 그리고 그곳을 정복하려는 사람들. 쉽게 떠오르는 산악영화의 전형이다. 에베레스트를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뚫고 정상을 정복하고, 그 정상을 정복하는 과정에 대한 거대한 스펙타클을 상상할 것이다. 그래서 흔하게 상상하는 <클리프행어>나 <버티컬 리미트>같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화면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눈사태나 그런 눈사태에서도 아랑곳 않고 어디선가 혜성같이 등장해서 모든 사람들을 구하는 보헤미안 같은 영웅. 그러나 <에베레스트>는 그러한 스펙타클은 물론, 전지전능하신 영웅도 등장하지 않는다. 단지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려는 열망이 가장 뜨거웠던 1996년. 많은 팀들이 한꺼번에 해발 8,848미터 정상을 가려 했던 그때 그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다. 그래서 <에베레스트>는 그 어떤 스펙타클한 산악영화 보다 거대한 자연속의 산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해발이 높을수록 그들의 한발자국 한발자국이 얼마나 힘이 드는 것인지, 급변하는 날씨에 한낱 파리처럼 휙 날라가버리는 사람의 모습이나, 그 어떤 환경에서도 몸이 탈진했을때 오는 모습 같은 것이 산악 영화속 그 어떤 스펙타클 보다 무섭게까지 느껴진다. 정상에 대한 욕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 하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도미노 처럼 파급되는 사고들은 이미 우리가 상상했던 모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어느새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히말리야의 눈보라 속을 헤메게 만든다. 상상하는 그 어떤 짜릿함이나 자극은 없지만 등반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그리고 에베레스트에서 벌어지는 그 등반에 동반하는 폭풍우와 추위만으로 그 어떤 스펙타클 보다 더한 무서움을 보여준다. 그저 "산이 저기 있으니 간다" 라는 말만 듣고 다른 사람도 가니 나도 산을 가게 된다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수도 있다는 것을 두시간 동안 몸소 체험하게 된다. 아마 에베레스트를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그리 좋은 효과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에베레스트라는 곳이 상상하는 멋진 운무와 눈보라에 쌓여있는 신비로운 곳이 아닌, 죽음과 마주서서 사투를 벌어야 하는 그러한 무시무시한 곳으로 보여질테니 말이다. 이런 산악영화에서는흔하게 볼 수 있는 PPL 은 <에베레스트>에서는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영화 속 협찬을 받았는지 어땠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속에 장비에 대한 장면이나 언급은 거의 찾아볼 수 가 없어서 놀랐을 정도다. 이러한 것들은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논픽션이라는 현실감을 더 불어넣는 효과를 보여준다. 인간의 순간의 욕망의 빗어내는 참사의 모습과 함께 자연의 무서움을 몸소 느낄수 있는 <에베레스트>는 그동안 보아왔던 산악영화나 재난영화와는 또 다르다. 분명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그러한 것들도 있겠지만, 영화속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안타까운 모습과 그들이 평생에 한번의 기회에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결코 산은, 자연은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만 사람들을 맞이할 뿐이다. <에베레스트>는 처음 만나는 '진짜' 산악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