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m.blue
2018.07.20
어쩌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 찰 수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 마틴은 어떤 가해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자극으로 킴과 밥을 괴롭히지도 않았고, 흔히 하는 행동인 이상한 약을 먹이지도 않았다. 그저 그들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고, 자신의 이야기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손을 대지 않고도 사람의 마음을 짓이겨버린 완벽한 저주인 것이다. 영화를 본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틴이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생각해보니 사이코패스는 그들 모두였다. 오직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안정적인 각자의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철저히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잔인한 방법들로. 킴과 밥이 다니던 학교에 찾아가 선생에게 둘 중 한 명을 선택하라면 누굴 택하겠냐고 물어보던 스티븐에게서 인간 최악의 밑바닥을 보았다. - 이 영화의 완성도를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1순위는 아무래도 음악이 아닐까 싶다. 귀가 찢어질 듯한 현악기 소리가 사람의 비명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때로는 무서우리만큼 가만히 흐른 침묵은 날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더불어 맘에 들었던 건 마틴의 연기였다. <덩케르크>를 보지 않아서 이 영화로 처음 접한 배우 ‘배리 케오간’의 그 나약한 것 같으면서도 광기 어린 눈빛과 분위기가 너무나도 강렬해서 때로는 안아주고 싶다가 때로는 소름이 끼쳐 눈을 감았다. - 인간의 가장 추악한 모습은 결국 위기 앞에서 드러난다. 특히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라면 더욱. 너무나도 불쾌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들추는, 너무나도 깊숙하고 촘촘하게 잘 만든 최고의 스릴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