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JC
2018.07.23
잠시 영화 좀 빌려 타도 될까요?
the endless night is beautiful makes me feel like i was still a child so much has changed but this remains fear and wonder hard to reconcile 영원한 밤은 아름답죠 그건 나를 여전히 아이처럼 느끼게 만들어요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왔지만 조화되기 힘든 두려움과 경이로움은 그대로네요 and i thought there`d come a time when i would go bravely out into a world that i would know now i know 가야만 하는 시기가 올 거라고 생각했었죠 용감하게, 내가 알던 세계의 밖으로요 이제야 나는 알아요 there`s too many stars in the sky too many questions why too much to change and not enough to be changed by too many stars 하늘엔 너무나 많은 별이 있다는 걸 너무나 많은 질문과 너무나 많은 변하는 것과 또 저 많은 별들도 변화시킬 수 없는 것들이 when your tired mind can`t be sure what`s standing right before your eyes from a distance there`s a scene an open heart might recognise 당신의 지친 마음이 당신의 눈 앞에 있는 것을 확신하지 못할 때 저 멀리 당신의 열린 심장만이 알아볼 수 있는 장면이 있을 거예요 -Arco, Stars 中 "우리 늙은이들에게 미안해 마라. 어차피 은퇴한 우리는, 이제 오래된 선술집에 앉아 맥주나 마시며 스포츠 채널이나 돌려 볼 나이다. 뭐, 그러다 우연히 너희의 소식을 TV에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럼 옆에서 닉과 데이브가 사람들한테 그럴 거야. 와우! 나 쟤네 만났어. 스스로 잉여인간이라 부르는 녀석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아르코의 이메일을 보고는 잠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 마지막 한 문장이 용기를 주는 건지 비수를 꽂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아서 그 사이를 하얗게 왔다 갔다 했다. 지금도 모르겠다. 이 청춘들의 기적 같은 여행기가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그러다 서플러스가 영화 마지막에 만들었다는 뮤직비디오의 노래인 아르코의 <Stars>를 듣는데 여럼풋이 그게 뭔지 알 것 같았다. '조화시키기 어려운 두려움과 경이로움 '. 끝없이 펼쳐진 밤은 나를 계속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로 만들고, 나는 그 밤하늘 아래에서 이 영화를 보며 두려움과 경이로움 사이 갈피를 놓치고 있었다. 이 벅찬 이야기에 매료되면서도, 여전히 참 두려웠다. 정말 그건 사실이 아닐까. 정말 내가 이 청춘들처럼 잉여가 아닐까. 내게 저들만 한 재능과 용기가 조금이라도 숨겨져 있긴 한 건지 전혀 확신할 수 없었다. 아르코는 어떻게 배짱만으로 똘똘 뭉친 서플러스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을까. 그 끄덕임이 너무 멋졌다. 저 마지막 이메일도. 아르코는 인생의 황혼기에서 지는 노을을 보면서도 새롭게 떠오를 태양을 진심으로 보고 싶어 하는 사람 같았다. 호재는 여행 막바지 언덕 위에서 손짓을 하던 하비에게서 이런 아르코를 느낀 게 아니었을까. 얼른 내가 걸어온 이 언덕을 올라오라고. 멈춰서 있지 말라고. 너도 언젠가 인생의 언덕 어딘가에서 뒤를 돌아보며 멋진 노을을 바라보라고. 저 멀리서 손짓하는 아르코의 실루엣이 노래 가사처럼 '너의 열린 심장만이 알아볼 수 있는 장면이 어딘가에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그 책엔 그가 리비아의 사막에서 난파되었을 때의 이야기가 나온다. 정말 인상 깊었던 것은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방향을 잡고 걸어가는 그가 '내가 잃어버릴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나를 잃어버릴 세계'에 대한 안타까움을 피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난파된 채로 며칠이 지나면서 생텍쥐페리는 이미 생에 대한 의지를 잃어갔는데 아마 그의 곁에(물리적 거리가 아닌 심리적 거리) 아무도 없었다면 그는 그 작은 생을 포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다시 질긴 생명을 이어간다. 그건 그를 기다리고 있을 작은 눈들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완벽한 주객전도. 나를 구해달라는 외침이 아니라 나를 상실할 세계를 구해주겠다는 의지가 그의 마음속에 불타올랐다. 내가 이 이야기를 잊을 수 없는 이유는 이것이 마치 나와 내 삶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싶은 어떤 삶 역시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내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그 삶은 아무 존재 가치가 없어진다, 내가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내서 그 삶을 구해내야 한다, 하는 생각. 다른 별이었다면 살아질 수 있었을지 모르는 삶의 모습이 온전히 이곳의 시간 위에 놓일 수 있도록. 조금 더 사명감이 든다. 비록 결론은 더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야겠다 하는 또또또 너무 뻔한 다짐이겠지만. 하늘엔 너무 많은 별들이 있고, 나의 삶 역시 그 별의 개수만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저 많은 별들도 어찌할 수 없는 어둠 역시 밤하늘을 이루고 있다. 나는 별에 놀라고 어둠에 두려워한다. 그러나 나 역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용감하게, 내가 알던 세계의 밖으로'. 언젠가 그 두려움마저 껴안을 수 있는 날에 나도 아르코처럼 '완전한 세상'을 꿈꾸며 청춘들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진짜 어른의 뒷모습을 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면, 그건 너무 멀고도 먼 바람일까. 잉여를 자칭하면서도 실은 그렇게까진 잉여롭지 않던 저들보단 내가 더 잉여다. 그렇지만 내게도 나만의 준비된 장면이 있을 테니, 조금 더 걸어가기로 하자. sorry i don't see life the way you do if i could i'd be just the same as you every day parade the things i feel inside not be silenced by the doubt that i can't hide 미안해요 나는 당신처럼 인생을 보지 않아요 할 수만 있다면 나도 당신과 같아지고 싶어요 하지만 매일마다 나는 내 안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늘어놓고 그건 숨길 수 없는 의문에도 침묵하지 않죠 i just want a perfect world something beautiful preserved and to take what we've been given's a trick i've never learned 난 그저 완전한 세상을 원할 뿐이에요 아름다운 것들이 지켜지는 주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건 내겐 전혀 배운 적 없는 속임수일 뿐이에요 -Arco, Perfect World 中 완전할 수 없는 세상 속에서도 완전함을 노래하는 사람. 그럼에도, 그럼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