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면을 썼지만 쓰지 않았고,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

죽음보다 잔혹하고 시대와 공간을 거슬러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관통한 신념 이면에 숨겨진 메세지를 관객들이 찾아내주기를 바라는 여타의 영화들과 다르게 영화는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메세지 그 자체였다고 말하고 싶다. V를 쫓던 형사와 경감은 그릇된 것을 잠식시키는 옳은 신념 앞에서 결국 무기력해진다. 정말 두려운 것은 죽음이 아닌, 굳은 신념이라는 사실을 군더더기 없이 보여주었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려진 모나지 않고 완벽하게 둥근 원. 그러나 선이 아닌 점선으로 그려졌다. 이어질듯 말듯한 일련의 사건들 사이의 빈공간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크게 느껴졌다.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지는 마당에 과연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은 무엇일까 #V for Vendetta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