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코이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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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나라 창작자는 기술력이 부족해서 판타지의 화면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핑계는 할 수 없게 되었다. 앞으론 서사와 캐릭터의 일관성만 더 신경쓰면 된다. 활로가 열린 동시에 많은 가능성이 사라지기도 했다. 시답잖은 하소연이 점차 사라지겠지. 나는 물론 각자의 고생길이 열렸다. 수고하자. 서사 구축을 위해 그럼에도 <승리호>는 여러모로 절반 정도의 성공에 머무른다. 크나큰 볼거리와 액션의 속도감, 그리고 선명한 화면은 큰 장점이고 보여지는 그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만들어낸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한국적'이기 위해 노력한다. 게다가 르네상스라 불렸던 시기에 영화들의 장면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것이 한국영화 그 자체에 대해 품은 감독의 애정일지 아니면 이 영화를 볼 외국인을 염두에 둬서 일지.. 이는 결국 추측의 영역이지만, 한편으로 왜 영화를 보면서 추측을 해야하는지는 의문이다. 조성희 감독은 상업영화의 필모그래피에서 늘 따뜻한 화면을 선보여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어두워도 될 만한 굳이 이렇게 햇살이 가득한 화면을 구축하지 않아도 될 거 같은데 따스하게 인물을 조명한다. 걸리는 부분은 이것은 엄연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라는 점이다. 빛과 더불어 어둠을 받아들였다면 훨씬 더 층위가 살아있는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코로나 19가 아니었어도 한국 극장의 '병리적' 구조의 문제는 언제고 드러났을 것이다. 이 정도의 마음과 노력이 담긴 영화였다면 어떻게든 개봉을 하는 게 맞았고, 최소한 넷플릭스와 이벤트성으로 몇개의 극장 개봉이라도 계약을 해냈어야 한다고 본다. 코로나 19 따위를 피해 도망치기에는 영화에 들인 공력이 너무 아깝지 않았나. 배우들의 연기가 과했냐 약했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 문제의 근간은 캐릭터의 행동 원리를 언제까지 '사연' 정도로 구축하느냐의 문제다. 우리는 사연을 보고 싶지 않다. 그 캐릭터의 의지에 따른 굳건한 행동을 보고 싶을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