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맨드로바
맨드로바
2023.02.20
터미널
<터미널>은 국제공항을 무대로 한 휴머니즘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어쩌다보니 공항에 눌러앉게 된 ‘빅터’는 이러지도 버러지도 못하는 난민들처럼 나름의 생활방식을 세우며 어떻게든 살아냅니다.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그런 그를 처음에는 달갑지 않게 봤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빅터’와 직원들 간의 유대감과 인간애가 쌓이면서 어느새 친구가 됩니다. ‘빅터’를 눈엣가시로 여겼던 ‘프랭크’의 협박도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라 그런지 압박의 강도가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빅터’의 주변 인물들이 너무 따뜻하게 그려져서 ‘프랭크’도 방해꾼 정도로만 부각되고, 뚜렷한 갈등이나 위기도 느껴지지 않아서 ‘빅터’가 공항에서 힘들게 지낸 건지 편하게 지낸 건지 헷갈려서 아쉬웠습니다. 여러 사유 때문에 사람들이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공항에 발이 묶이거나 아예 쫓겨나는 사례는 난민을 통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은 언제나 냉담합니다. ‘난민들 챙겨줄 시간에 가난하게 사는 우리 국민들부터 챙겨라!’하면서 격한 반응을 보이죠.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전에 공항에 갇혀 지내는 ‘빅터’와도 같은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줬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