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포일러 주의!

질주하고 질문하는 이미지의 향연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고백>으로 유명한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은 과감한 표현으로 유명하다. 비록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관람한 <온다>를 보면 그 성향이, 과감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바탕으로 하는 공포 영화인 <온다>는 전형적인 서사에서 벗어나 있고 여러 이미지를 던지고 이들의 합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영화다.(그런 점에서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비록 영화의 예측 불가능한 부분과 더불어 영화적 비약의 정도를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 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한 건 이 영화만의 이미지와 긴장감이 확실하게 구현되어 있다. 영화는 작중의 배경 설명은 상당히 제한한다. 무당 코토코[마츠 다카코 분]의 말마따나 '어째서'보다는 '어떻게'에, 그러니까 극 중 일어나는 사건과 그에 대한 대응에 집중한다. 하지만 은연중에 영화는 '어째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극 초반, 본가에 내려간 히데키[츠마부키 사토시 분]의 가족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면 '부모가 잘못을 하고 귀신 탓을 한다'라고 한다. 그리고 영화 안에서 아이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인물들이 맞는 최후를 살펴보면 영화가 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쉽게 파악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 의미는 분명하지만 영화 안에서 제공되는, 영화 내적 배경에 대한 정보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영화 자체가 이 사건을 겪는 인물들에 대해 집중하기 때문에 꽤나 방대한 배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설명보다는 인물들에게 그것이 어떻게 다가가는지를 보다 더 집중적으로 그린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서사적으로 고르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극 초반에 주로 등장하는 여자 동료는 히데키를 눈여겨보고 파티 분위기를 망치는 등 불안함을 전달하는 존재로 등장하지만 그 맥락은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 또한 캐릭터의 일상을 쌓아올리는데 집중하면서 영화가 조금 느리게 전개되거나 톤이 들쭉날쭉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들, 단점들까지 포함한 특징들에 대한 이 영화의 답은 이미지다. 어떤 지점에서는 이미지가 과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 만큼 환각이나 꿈 등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기괴한 인서트 화면을 연속적으로 활용하거나 튀는 음악을 사용하고 현란한 편집과 음향으로 시퀀스를 채우기도 한다. 이미지에 집중한 만큼 영화 전반에 걸친 촬영과 조명도 힘을 많이 주었다는 것이 잘 느껴진다. ​ 영화가 주력하는 이미지가 서사에 비해 과한 부분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관객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인상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이 영화만의 느낌을 잘 구축하고 있고 그것이 전달하는 긴장감이 꽤나 상당하다는 점이다. 기존 공포 영화들의 법칙과도 같았던 점프 스퀘어(깜짝 놀래키는 장면)를 최소화하고 이러한 이미지를 쌓아나가면서 형성하는 긴장감과 공포감은 다른 영화들과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 이미지와 긴장감이 유효하게 다가왔다. 특히 영화적으로 비약될지언정 이를 타협하지 않고 아예 더 과한 이미지로 마무리하는 이 영화의 대범함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온다>는 친절한 영화도 아니고 모두에게 사랑받을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공포 영화가 대중적이지만은 않은 특징이 있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온다>는 보다 매니아틱한 색채가 짙은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에게는 굉장히 인상적인 영화였다. 가정불화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장르적으로 그려내는 방법, 그리고 이를 시각화하여 전달하는 방법에 있어서 <온다>는 어디 중간 없이 이 영화만의 색채를 끝까지 밀고 나갔기 때문이다. <온다>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이미지들을 사용해 의미를 담고 질문하며 달리고 있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