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권력자가 각본을 쓰고, 하수인이 연기를 하며, 대중이 편집된 진실을 소비하는 소름 끼치는 부조리극.

권력자가 각본을 쓰고, 하수인이 연기를 하며, 대중이 편집된 진실을 소비하는 소름 끼치는 부조리극. 연쇄 살인이라는 장르적 맥거핀을 중심에 두고 이를 ‘철저히 이용’하는 자들의 먹이사슬 구조를 해부하는 데 주력한다. 좁은 회의실과 취조실을 오가는 숏의 리듬감과 편집의 호흡이 어떤 물리적인 연출보다 박진감 넘치는 긴장감을 형성하였다. 일부 우연에 기댄 전개가 옥에 티로 남지만, 수직적 위계질서를 수평적 프레임 안에 가두어 놓고 서로를 물어뜯게 만드는 미장센은 정말 탁월한 편.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세상에서 정의는 결국 힘 있는 놈의 손에 있음을 보여 주는 서늘한 명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