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m.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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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영화를 보고 나와서 바로 든 생각은 앞서 말한 <라우더 댄 밤즈>와 이번 <델마>의 결이 좀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사실 <라우더 댄 밤즈>의 슬픔은 내게는 굉장히 직관적이었다. 설정 자체도, 극 중 인물들이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 자체도 어떤 감정일지 어느 정도 인지가 가능해서 보는 동안 그렇게 울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왠지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이번 작품은 감독 스스로 이 영화를 만들며 인간의 외로움과 고독함에 대해 더 많이 파고든 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장르 자체가 아예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이 더 크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년도 극장 개봉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델마가 제일 지독하게, 그리고 아주 강렬하게 외로워서 보는 내내 이상하게 숨이 막혔다. - 반대로 종교와 도덕성, 인간의 선과 악은 아주 직관적으로 드러내고자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델마는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억압해왔다. 아니, 좀 더 엄밀히 따지자면 부모에 의해 억압되어 왔다.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그 어떤 마음들을 아니라고 부정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사랑의 마음일지라도, 그건 ‘옳지 않은’ 것이라고, 잘못된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건 누구도 판단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저 인간의 본능이다. 단지 그것이 사회의 규범과는 다소 어긋날 뿐. - 영화에서는 유독 사람을 작은 점처럼 비추는 샷이 자주 등장한다. 델마가 강의를 들으러 가는 날에도, 엔딩에서 아냐와 함께 손을 잡고 사람들 사이를 걸어갈때도. 시작 부분에서는 그 장면들이 너무 무서웠다. 수많은 사람 사이에 섞여 델마를 찾을 수 없는 게 마치 델마의 그 능력과도 같아서 무서웠는데, 엔딩에서는 그 모습이 너무 슬펐다. 요양원에 갇힌 삶이 아닌 사회에 섞이려면 결국 어떤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던 델마의 삶이 그 장면을 통해 잘 드러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중간중간 검은 화면의 등장으로 흐름이 끊기는 듯한 느낌이 자주 들어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눈이 아프도록 번쩍이는 빛이 등장하다가도 다시 어둠이 화면 가득 차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 또한 델마의 삶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다소 멍하니 앉아있었다. - 극장 상영이 끝나기 전에 한번 더 봐야겠다. 한번 더 델마를 보고 싶다. 델마 그녀 그 자체를 다시 마주하고 싶다. 그녀는 저주 받은 것처럼 취급당했지만 그냥 나는 그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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