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Q님
2018.08.19
이야기하고 싶은, 함께 있고 싶은, 영화 밖과 영화 안
한여름의 판타지아.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참 좋았다. 좋아하는 계절인 '여름'과 무언가 상상하게 되는 '판타지아'라는 제목의 조합이 좋았다. 제목이 좋아서 보고 싶었다. 그리고 꼭 한여름에 보고 싶었다. 매미소리가 울리는 시간과 공간, 그 흐름에서 영화를 보았다. 자연스러웠고 느렸고 작은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였다. 구성이 독특했다. 챕터1. 흑백 - '첫사랑 요시코.' 일본 나라현 고조시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고 싶은 한국감독이 통역가와 함께 그 곳을 방문하고,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고조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듣는 이야기와 그 곳에 있는 장소에서 느끼는 자기만의 감정을 담아 영화를 만들고자 한다. 챕터2. 컬러 - '벚꽃우물.' 감독이 찍은 영화. 고조시에 여행온 한국인 배우가 그 곳에 살고 있는 청년과 동행하며 이야기. 그들의 짧은 여행 이야기, 그 안에 피어나는 감정을 담았다. 챕터1을 보면서,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았다. 무언가를 보고 느끼고 그 안에서 좋았던 점이 기억의 파편 속에 담아두었다가 영화로 표현이 되는구나, 를 느꼈다. 각본과 연출을 함께하는 감독의 경우 더욱 자신에게 와닿은 지점들이 인물, 대사, 장소, 배경으로 표현이 될 거라 생각한다. 맥주를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그래서 좋았다. 자연스러웠다. 또 개인적으로, 배우가 되고 싶었던 꿈이 있었던 공무원(이와세 료)가 영화 속에서 남주인공 유스케(이와세 료)으로 등장해서 좋았다. 그가 말했던 내용이 잊지 않고 담긴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챕터2를 보면서, 분위기를 보았다. 여행이라는 특별한 시공간 속에서 피어나는 설렘이라는 감정이 여름이랑 어울렸다. 여행을 하며 한 번쯤 생각해보는 뜻하지 않은 만남과 추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한여름밤의 꿈같은 이야기. 두 사람의 속도는 조금 달랐고, 불꽃놀이를 따로 봐야했지만 솔직했던 유스케의 감정표현, 어떻게 이 만남을 기억할까. 이와세 료의 시선처리와 미소가 좋았는데, <최악의 하루>에도 등장했던 모습을 생각해보면 그는 처음 만난 어떤 여자에게 '별 다른 이유 없이' 생기는 호감을 부담스럽지 않게 잘 표현해낸다. 이 영화의 모든 것은 "너와 함께 있고 싶다.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였다. 영화를 찍는 것도, 사랑을 하는 것도 다 본질적으론 '이야기하고 싶은, 함께 있고 싶은'이 아닐까 싶다. 한편, 영화에 인물들의 뒷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표정이 보이지 않기에 감정을 상상해야할 때가 많지만, 그런 숨김을 의도한 것 같다. 감정을 상상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