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inoDAY
2023.03.27
곰은 사람이 됐지만, <웅남이>는 그러지 못했다
코미디언과 영화감독 코미디 영화 <웅남이>는 감독의 유명세 덕분에 주목을 받았다. KBS <개그콘서트>를 봤던 이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코미디언 박성광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박성웅과 최민수라는 스타 배우가 출연했고, 정우성마저 카메오로 등장하니 눈길이 안 갈 수 없기도 하다. 오히려 그렇기에 <웅남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왜곡되기 쉽다.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라는 한 줄 평을 남긴 이용철 평론가처럼, '코미디언이 만드는 영화가 좋아봐야 얼마나 할까'라는 삐딱한 시선이 어렵지 않게 스며드는 것이다. 특히 <디 워>와 <라스트 갓파더>를 만든 심형래 감독처럼 안 좋은 선례가 있다 보니 이러한 선입견을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코미디언 출신 감독에게 쓰인 선입견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본연의 능력을 잘 살려내기만 하면, 코미디언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신선한 작품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희극과 비극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희극과 비극의 차이는 하나, 시점이다. 한 사건을 주관적으로 느껴버리면 비극이고, 이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면 희극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사건에 종속된 채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희극인은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분석을 제시할 수 있는 이유다. 그 간극은 넓을수록 큰 웃음으로 이어진다(물론 너무 간극이 넓으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미국 SNL 작가 출신인 애덤 맥케이 감독이다. 그는 <빅쇼트> <바이스> <돈 룩 업>으로 블랙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평단과 관객 모두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그의 작품을 찬찬히 뜯어보면 무엇 하나 일반적인 작법을 따르는 경우가 없다는 걸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제4의 벽을 깨는 연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과장된 연극적 대사를 뜬금없이 삽입해 웃음을 자아내는 식이다. <겟 아웃>과 <어스>, <놉> 등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조던 필 감독도 마찬가지다. 코미디언 출신인 그 역시 미국인의 일상 곳곳에 숨어있는 흑인 차별을 끄집어내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웅남이> 역시 코미디언 출신 감독이라는 이유로 비판받을 이유는 없다. 안타깝게도, <웅남이>의 경우 감독의 과거 이력은 문제가 아니다. 영화의 완성도가 전반적으로 미흡하기 때문이다. (...) D(Dreadful, 끔찍한) 죄 없는 사람만 돌을 던질 수 있는 건 아니다. 단, 겨냥은 잘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