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항빈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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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고고학'은 8년 전에 사귀었던 남자와 헤어지고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영화다. 자신의 과거와 사랑의 이야기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가는 주인공에 대한 영화지만, 소재나 러닝타임을 잘 살렸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현재 시점에서 주인공을 바라보는 영화는 도입부 이후부터는 8년 전에 그녀가 사귄 남자와의 이야기를 다룬다. 처음에는 수줍은 연애 감정으로 시작한 듯한 두 사람의 관계는 점차 가혹하고 이기적인 집착의 일방적인 관계로 변모한다. 영화는 그런 과거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반복적인 패턴에 빠진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를 탐구하고 그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더 가까워진다는 고고학이라는 주인공의 정의는 이 영화의 주제이기도 하지만, 영화는 과거를 탐구하는 부분에는 꽤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주인공의 본질, 본인이 살고 싶은 삶과 하고 싶은 사랑을 알아가는 이야기는 유난히 더디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2시간 40분이라는 러닝타임은 한국 독립영화로서는 상당히 찾기 힘든 과감한 길이지만, 그 길이를 정당화할만큼 전개와 구성이 알차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또한 고고학이라는 제목이나 소재가 주제에 잠시 쓰이긴 하지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수준으로 깊은 연관성 없이 기대한 것보다 피상적으로 사용된 것 같다. 누군가를 괴롭히고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기적인 사랑에 둘러싸인 주인공의 이야기는 분명 흥미로운 지점들이 꽤 여럿있었지만, 이를 너무 오래동안 질질 끌다보니 뒤로 갈수록 답답하게 느껴진 영화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