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잔
2018.09.02
아무리 좋은 '브랜드'도 확인이 필요하다.
여성이 주체가 되는 케이퍼 무비는 꽤 신선하다. 남성들의 주를 이뤘던 케이퍼 무비에서 여성들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모든 주인공이 여성으로만 등장하는 영화는 나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미 케이퍼 무비로써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생산해서 시리즈로 이어가고 있는 '오션스'의 시리즈라는 브랜드까지 입히고, 이 시리즈의 특징인 최고의 배우들을 조합하는 것 역시 '오션스' 시리즈 답다. 그래서 배우보는 재미만으로도 영화는 재미 없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오션스8>은 <오션스일레븐>으로 시작해 <오션스트웰브><오션스13>에 이어지는 네번째 시리즈다. 제목에서 나오는 숫자가 출연배우들의 숫자여서 첫 작품이였던 <오션스일레븐>까지는 괜찮았지만, 이후로 점점 늘어나는 인원들 때문에 집중이 안되고 배우들의 쓰임새도 그렇게 좋았다고 말할수는 없었다.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14로 가지 않고 8로 줄인 것은 어쩌면 좋은 선택일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오션스8>은 생각만큼 좋지는 않다. 그동안 전작들은 스티븐 소더버그의 작품이였지만, 이번 작품은 '게리로스' 감독으로 바꿨다. 그래서 인지 영화는 기존에 소던버그 영화의 그 '오션스' 시리즈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민망한 수준이다. 수 많은 케이퍼 무비 중에서도 소더버그의 '오션스' 시리즈가 빛났던 이유는 첫 작품인 <오션스 일레븐>의 성공이 가장 클 것이다. 그 이후로 나온 12와 13은 그렇게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정도였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사랑을 받아온 또 다른 이유는 스타캐스팅 덕분이다. 한 영화에서 주연으로 활동할 만한 배우들을 열명 넘게 모아놓았으니 배우들만 봐도 충분히 재미가 쏠쏠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인 <오션스8>은 그러한 전작들의 장점들을 고스란히 가져가면서도 기대했던 수준에 한참 미달한다. 우선 스타들을 모아놓은 전작의 컨셉이 그대로 이어지지만, 그들의 이미지는 그동안 봐왔던 멋들어진 주연배우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감독 탓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시나리오도 좋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 멋진 배우들을 제대로 활용 했다면 이렇게 까지 지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주인공 한사람을 빼고는 모두 허수아비들로 만들어 놓은 이런 어설픈 캐릭터 생성으로써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나 쥬디 갈랜드가 살아 돌아와서 이들에 끼인다 해도 결코 재밌을 것 같지 않다. 케이퍼무비의 가장 커다란 장점은 생각지 못한 반전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의 한방일텐데, 영화속의 상황들은 너무 시시하고, 그 시시함을 보여주는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친절하고 착하다. 그래서 어떠한 급작스러운 상황이나 서스펜스 적인 시퀸스는 없다. 그저 주인공이 계획을 하고 실행을 하면 그걸로 끝이다. 주인공의 말대로 모든 상황들은 척척 들어맞고, 주인공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그저 '바보'일 뿐인 것이다. 참 성의 없는 각본이다. 어쨌거나 이 시리즈가 다시 나올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스티븐 소더버그라면 모르겠지만, 다른 감독의 이름이라면 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은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관객의 입장에서 <오션스8>을 스티븐 소더버그의 그 시리즈를 상상하고 본것이 가장 큰 잘못이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라도 확인 작업이 같이 병행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