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감동과 눈물을 위한 전형적 내러티브

2019년작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필모의 정점을 찍었던 이병헌 감독이 4년만에 신작을 들고 나왔다. 2010년 홈리스 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했던 대한민국 국가대표 팀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다. 감독의 전작들을 챙겨봤다면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은데, 일단 캐스팅만 봐도 초기작부터 함께했던 배우들을 다시 데려왔고 극 중 캐릭터들은 이전작과 이름이 겹치기도 한다. 감독 스스로도 굉장히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며, 아이디어를 얻고 실행으로 옮기기까지 10년 가량이 걸렸다고 밝힌 바 있다. 감독의 초기작 <힘내세요 병헌씨>와 <스물>에서는 눈치 살피지 않고 질주하는 특유의 개그 센스를 선보였고, 해외 코미디 영화들을 한국식으로 변형한 <바람 바람 바람>과 <극한직업>으로 장르적 신선함을 선사했다면, 이번 작품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또 다른 변곡점처럼 느껴졌다. 장르의 클리셰를 재치있게 피해왔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스스로도 감동과 눈물이라는 다소 낡은 주제를 언급하며,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의 활로를 모색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도 매 작품마다 점점 커지는 듯한데, 스포츠 국가대표라는 거대한 스케일의 설정을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작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드라마적인 매력이다. 4인이 경기를 펼치는 팀플레이를 담아내다보니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레 많아지게 되는데, 이때 개개인의 사연들을 모두 담아내려는 야심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스포츠와 성장이라는 테마 자체는 어찌보면 다소 식상해진 소재이기도 하지만 이를 정공법으로 파고들며 단순한 주제 의식을 향해 달려가는 뚝심에, 함께 응원을 하게 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노숙자라는 잘못된 표현을 홈리스라 정정하는 바른 목소리와 일종의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는 플롯에서, 감독의 따스한 시선이 엿보이는 좋은 이야기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한편, 코미디의 타율이 감독의 명성에 비해 영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예 분위기 자체를 B급으로 설정했던 이전작들과 달리, 이번 영화는 가족적인 코드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현실성을 벗어나는 데에 있어서 신중을 기한 것 같다. 물론 감독이 감독인 만큼 인물들의 대사와 행동 그리고 축구 경기에서의 유쾌한 상황 설정으로 어느정도의 코미디가 가미되어 있기는 하지만, 많은 부분을 배우들의 매력에만 의존한다. 그러면서도 현실을 반영하는 면모에 있어서는 조금 미숙한 부분들이 보였기에 더욱 애매한 포지션이 되어버린 듯 하다. 모든 인물들의 사연을 다루어내기에는 다소 짧은 러닝타임 때문에 어떤 부분은 표면적으로만 접근하기도 하고, 인물의 선택과 감정선을 다루는 데 있어서는 극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지 못한다. 특히나 인물들의 갈등이 발생하게 되면 그들의 태도가 너무나 과장된 것처럼 느껴졌다. <드림>은 이병헌 감독 특유 대사의 맛과 배우들의 매력이 빛나는 성장 영화였다. <극한직업>만큼의 인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다소 호불호가 갈렸던 초기 작품들에 비하면 보편적 감동을 주는 가족영화라는 점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작용할 것 같다. 다만 <카운트> <리바운드>에 이어 올해 한국에서만 세 번째 나온 실화 소재의 스포츠 영화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앞선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 차별점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미지수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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