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는 '마블'을 좋아한 게 아니라 '가오갤'을 좋아한 거구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인트로 드디어 보고 왔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사실 영화는 개봉날 아이맥스로 빠르게 관람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늦어졌어요. 늦은 만큼 빠르게! '가오갤3'. 그놈의 마지막 마블의 희망이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될 만한 영화였는지, 유종의 미를 거둔 좋은 작품이었는지, 스포일러 없는 선에서 영화를 더 맛깔나게 볼 수 있도록 저의 의견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마침내 등판한 마블의 희망! (경사 났네~!) 이거 먼저 딱 말하고 시작해야겠어요. 그놈의 마지막 마블의 희망.. 드디어 그 희망의 빛이 도래했습니다! 영화가 지닌 약점과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예전 마블 폼을 찾은, 예전만큼 재밌는 마블 영화였다는 게 제 의견이에요. 이 말은 보신 분들이라면 모두가 동의하시지 않을까? 제가 영화를 볼 때 나름 분석이니 뭐니 잡생각이 굉장히 많거든요? 하지만 그런 생각은 1도 없이 2시간 30분이 순식간으로 느껴질 만큼 재밌게 봤습니다. 근데 이게 또 마블이 앞으로도 잘할 것 같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제임스 건' 감독이니까 '가오갤' 시리즈니까 이 정도 했다는 생각히 싸하게 들어서 괜히 씁쓸하기도 했는데요. 뭐, 그래도 이왕 재밌는 영화 나왔는데 분위기 초 치지 말고.. 영화의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어떤 부분이 약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향하는 길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이번 작품은 '로켓'의 서사가 중심을 잡고 있는 영화입니다. 많은 곳에서 이야기하듯 '가오갤' 멤버들의 마지막 피날레를 다루고 있기도 했고요. 때문에 영화의 분위기는 전작들에 비해 조금은 무거운 편입니다. 마침내 드러나는 '로켓'의 과거, 캐릭터들 간의 유대감 혹은 딜레마까지. 모든 과정들이 따뜻하고 정교하게 탄탄한 정리의 과정을 밟아갑니다. 영화의 분위기가 무겁다고 해서 유머까지 없는 건 아니었어요. 시종일관 말장난과 몸장난이 쏟아집니다.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가 본인의 성격과 맞는 개그를 시도해요. '드랙스'가 일종의 바보 같은 말장난 개그를 친다면, '네뷸라'는 호통 개그, '맨티스'는 몸 개그, 거의 대부분의 유머가 관객들을 웃음 짓게 합니다. 하지만 모든 관객들을 만족시킬까 생각한다면 사람에 따라 지나치게 자주, 길게 보여주지 않나 생각이 드시는 분도 분명 있을 것 같았어요. 지금까지의 '가오갤'을 재밌게 보셨던 분들이라면 여전히 재밌게 보실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편차가 많을 것 같았습니다. 캐릭터들도 한 번 들여다볼게요. 아, 그전에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가오갤' 시리즈에 대해 잠시만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오갤' 1편은 국내에 흥했던 작품은 아니었어요. 꽤 괜찮은 완성도와는 별개로 국내에선 듣보에 가까운 인지도와 유독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는 관심이 없는 나라인지라 (비슷하게 개봉한 '명량'의 독주도 있었고..) 암튼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점차 팬층을 확보한, 지금은 뭐 마블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라는 사람도 많은 작품이 되었죠. '가오갤' 시리즈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아졌을까요? 저는 당연히 캐릭터의 힘이라고 봅니다. 캐릭터들이 정이 가잖아요. 그러면 또 질문 훅 들어갑니다. 왜 '가오갤' 멤버들은 정이 갈까요? 저는 모두가 하나씩은 '결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겉보기엔 나사가 하나씩 빠져있는 캐릭터들이지만, 하나같이 상처가 있고, 극복을 하고, 성장했어요. 그런 성장과정 속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관객과 '가오갤' 멤버들은 친구 혹은 가족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게 '제임스 건' 감독의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과거에도 느꼈고 이번 영화를 보면서 또 느꼈지만, '제임스 건' 감독이야말로 가장 흉측하고, 기괴하고, 거부감이 있는 것을 가장 사랑스럽고, 매력적이고,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어느 캐릭터 하나 감독의 애정이 묻어있지 않은 캐릭터가 없었어요. 전작들에서 계속해서 집중했던 '스타로드', '가모라'는 말할 것도 없고요. 솔직히 둘의 관계에 대해선 더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럼 분량 너무 길어져서 패스.. '맨티스'와 '드랙스'의 서사 역시 군더더기 없는 완결성을 보여줬습니다. 제가 굉장히 좋았던 건 '네뷸라'였어요. 처음엔 '가모라'의 인형이자 열등감으로 엇나간 그저 그런 적 캐릭터였잖아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본인의 결핍과 상처를.. '가오갤'에서 항상 강조하는 친구와 가족의 존재로 치유받는. 저는 그게 그렇게 따뜻하더라고요. 그래. 이 시리즈는 결국 이 모든 캐릭터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가는 과정을 말하고 싶었구나. 1편의 '그루트'의 말처럼 '위 아 그루트'가 이 영화의 상징이었구나. (아 맞다! 이번에 '그루트'가 짱 멋져써..) 이번 시리즈. 아니, 어쩌면 이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 '로켓 라쿤'. 기대 이상으로 묵직했고, 감동적이고, 깊이가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어쩌면 모든 시리즈의 주인공이라고 한 이유가 영화를 보는 내내 '제임스 건' 감독, 이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이 시리즈를 만든 거구나. 정말 빠르게 터뜨릴 수 있을 이야기였을 텐데, 얼마나 많이 참았을까 느껴지더라고요. 결말에 대해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말할 순 없지만, 저는 그에게 있어 최선의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로켓'이 느꼈던 과거에 대한 생각, 그 속박과도 같았던 고통의 인고를 감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을 통해 아주 따뜻하게 보듬은 성숙한 엔딩이었다고 봅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더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제한적이지만, '로켓'의 결말에 관해서는 그 누구도 불호가 없을 것이라 확신했어요. (이것만 아세요. 보실 분들은 어떤 스포도 당하지 말고 보세요 진짜.. 제발!!!!) 주인공 캐릭터들 만큼이나 빌런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이 에볼루셔너리' 역의 '추쿠디 이우지'의 연기도 괜찮았고요. 확실히 마블은 빌런의 물리적 힘이 약한 캐릭터일수록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것 같았습니다. '시빌 워'의 '제모 남작'이나 빌런이라고 하기엔 뭐 하지만 '로키'도 그렇잖아요. 아,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매드 사이언티스트 캐릭터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 있잖아요. 뭔가 자신의 신념과 욕망이 폭발해서 미쳐버리는 광기의 산물ㅎㅎㅎ '아담 워록'도 좋기는 좋았는데, 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칠 정도로 뭔가 더 해줬으면 싶은 캐릭터. 언젠가 다시 볼 수 있길 바라보며.. 아.. 근데 오늘 정말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보니 괜히 말하면서 아련해지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네요..? (정신 차리자! 나 자신..!) / 오랜만에 맛보는 눈뽕과 귀뽕 마블 시리즈이기 때문에 시각효과와 음악 이야기도 안 할 수는 없겠습니다. 확실히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가오갤'이라서 그런지 이전의 마블 작품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시청각이었어요. 사운드야 디즈니가 못하는 부분이라 큰 차이는 없었는데, CG의 경우 '앤트맨'이나 '토르 러브 앤 썬더'의 경우 이상하리만큼 떨어지는 퀄리티에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워낙 많은 것들을 만들다 보니 팀을 나누는 건가, 하향 평준화되는 건가 했는데, 이 역시 의지의 차이였네요ㅎㅎㅎ 우주에서 펼쳐지는 거의 모든 CG가 화려하고 벅찹니다. 아이맥스의 경우 영화 전체가 1.90:1의 비율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스케일의 뽕을 맞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이맥스가 필수일 정도였어요. 근데 눈뽕이니 뭐니 해도 '가오갤'시리즈 하면 역시 음악이죠? 이번에도 시대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레전드 음악의 향현이 끝내줬습니다. 전작에서 '욘두'가 남기고 간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준'이기 때문에 음악 역시 조금은 현대에 가까운 보컬 곡들이 나와요. 'Creep'의 어쿠스틱 버전이라든지, 'Crazy On You', 'Since You Been Gone'. 적절한 상황에 적절한 가사가 쏟아집니다. 저는 올드팝이나 락을 좋아해서 가사의 내용을 미리부터 알고 있어서 좋았거든요? 근데 극장 자막에선 인물이 부르는 부분만 번역이 되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노래의 가사를 안다면 훨씬 더 좋을 텐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 생각이었네요. (혹시 아직 영화 안 보신 분들이라면 유튜브에서 음악 찾아보고 가시라는 간절한 바람!) /우리가 함께 했던 최고의 시간. 이젠 안녕! 마지막으로 이번 작품이 마지막 피날레로써 좋은 작품이었는지. 정말로 이후엔 나오지 않을지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스포일러 없는 선에서 짧게 말해보겠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시원섭섭하면서도 가슴 따뜻해지는 우리들의 뜨거운 안녕'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나도 모르게 잠에 들었는데, 너무나 좋은 꿈을 꾸고 일어난 느낌. 푹 자고 일어나서 찜찜함도 없고, 너무 좋은 꿈에 여운을 느끼게 되는. 저는 딱 그런 느낌입니다. 작품이 아쉬워서가 아니라 헤어지기가 아쉬운.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따뜻한 웃음을 주어서 고맙다고. 추억을 남겨줘서 행복했다고 번쩍 손을 들고 인사를 하고 싶어요. 캐릭터들도 저도 그간의 시간 동안 성숙해졌습니다. 그에 걸맞은 성숙한 엔딩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는 영화. 때문에 사실 앞으로의 '가오갤'과 마블의 미래에 대해 큰 관심은 없어요. 시리즈가 끝이라느니, 향후 마블 작품에 등장하느니. 뭐, 돈이 되면 분명 등장하겠죠. 근데 그게 좋은 만남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 작품을 보면서 느꼈어요. 아, 나는 '마블의 가오갤'을 좋아한 게 아니라 그냥 '가오갤'만 좋아한 거구나. 히어로들의 거대한 액션을 좋아한 게 아니라, 그들의 결핍과 성장, 가족이라는 이름의 온기를 좋아한 거구나. 비록 가상의 캐릭터지만,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좋겠지만, 다시 만나지 못한다 해도 저는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그들의 이야기는 저에게 있어선 이대로 완결을 지었어요. 다시 한번 이 시리즈에 제 성장을 묻힐 수 있게 해준 감독과 배우, 이 영화를 위해 노력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의 희망이 아닌 저의 희망이었습니다.

https://youtu.be/S6eveDXP3T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