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owlppami
2023.05.13
하나만이라도 잘했으면
최고의 실력을 가진 살인 청부 업자이면서 동시에 10대 딸을 둔 싱글맘 '길복순'. 뭔가 코미디의 냄새를 풍기는 시놉시스이지만 엄연히 청불의 진지한(?) 액션물입니다. 살인 청부 업자들이 기업을 꾸리고 룰을 만든다는 전형적인 B급 액션의 틀에 세대 간의 갈등, 치정극, 성소수자, 대기업의 횡포, 청년계층의 고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잘 안 섞인다는 것. 욕심이 과했다고 할까 참 많이 털어 넣었는데 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은 아닙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액션일 텐데, 그리 나쁘다곤 할 수 없지만 촬영 기교와 CG에 의존하는 겉으론 화려하지만 썩 무게도 박력도 아쉬운 그 정도의 액션입니다. 액션의 기준을 새로 쓴 [존 윅 4]으로 높아진 눈이긴 하지만 그걸 보지 않았더라도 대강 화려함에 치중한 액션, 감독의 전작인 [불한당]에서처럼 현실적이기보단 만화처럼 과장된 그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액션의 수준에 그친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한 이력의 명배우 '전도연'과 '설경구'를 비롯 각자의 캐릭터에 충실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인물 구성이나 대사들이 좀 오그라든다는 표현이 딱 알맞은 수준의 어색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작품에서도 인상적인 열연을 펼치는 '전도연'이라고 해도 이번 배역은 정말 안 어울린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쎈 언니 역할도 소화했지만 이번만큼 강도 높은 액션엔 좀 많이 아쉬운 느낌입니다. 보는 내내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 참 많은 욕심이 느껴지긴 했는데 정작 무엇 하나 잘 꾸려낸 것이 있었는가 싶은 영화였습니다. 아마 영화관에 먼저 내놓았더라도 죽 쑤는 한국 영화의 계보에 이름을 올릴만한 정도였으리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