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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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해진 삶 속에서 꺼내 짐작해보는 20년 전의 깨질듯한 마음. 그 여름의 기억이 어린 소피의 마음 속에는 첫키스의 추억, 아빠가 차곡차곡 발라주던 선크림, 언덕배기에서 함께 흉내내던 태극권, 꺼진 캠코더 뒤 미묘한 표정들로 남았겠구나. 왠지 불안한 목소리로 엄마를 목놓아 부르던 <벌새>의 은희 생각이 났다. 사라질 것 같은 사람 앞에서 우리는 사랑을 주기 위해 필사적인 모습이 된다. 열 살 소피의 눈 밖을 벗어났을 때 캘럽의 모습은 철썩이는 파도에 당장이라도 삼켜질 듯하고, 난간 위에 홀로 서 위태롭고, 끝이 보이지 않는 컴컴한 심해 속으로 빨려들어갈 듯 하다. 침대 위 알몸으로 덩그러니 누워있던 그을은 마음을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물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거겠지. 휴가가 끝나고 공항에서 몇번이고 눈을 다시 마주치며 나눈 작별인사처럼, 혼미하게 번쩍이는 기억들 속에서 애써 찾은 아빠를 몇번이고 끌어안으려던 그 마음을 알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