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보문동꿀주먹
보문동꿀주먹
2023.05.25
곱씹을수록 재미있는 영화.
놀란은 단순한 시간 역행을 거부했다.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하면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내가 1시간 전으로 이동하고 싶으면,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공간에 가서 1시간을 그대로 지내야 1시간 전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순행하는 사람 입장에서 시간을 역행하는 자를 본다면 마치 비디오테이프를 되감기 하는 것 같은 이미지가 보인다. 이것을 영화는 '인버전'이라고 칭하는데, 이것이 다른 시간 이동 영화와 차별화시키는 요소이자 가장 큰 매력이다. 처음 보는 입장에서는 인버전이 완벽하게 이해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 머리를 굴리면서 감상하게 된다. 그렇기에 많은 영화적 장치들을 놓칠 수 있는데, 그렇기에 2번 이상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시 볼수록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오프닝의 기차 선로, 색깔, 프리포트에서 기습한 검은 복장의 남자, 고야의 위작, 마지막 작전의 닐의 동선 등. 놀란은 이해하지 말고 느끼라고 조언했지만, 이해하려고 파고들수록 재미있는 영화이다. 인버전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면, 닐의 마지막 대사가 주는 여운이 제대로 와닿을 것이다. “I’ll see you at the beginning, Friend.” + 빨간색은 시간 순행, 파란색은 시간 역행을 의미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영화를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