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워있을래
누워있을래
2023.06.01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는 한 개인에게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서 치한으로 몰린 남자가 오랜시간 법정에서 투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미칠것 같은 법정의 분위기와 주인공의 괴로운 심리가 스크린 밖으로 그대로 전해지는 연출이 대단하다. 이 영화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점은 주인공 ‘텟페이’에게조차 어느정도의 거리를 둔 채 서사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따라서 주인공 텟페이가 정말 하지 않았는지는 우리도 모른다. 이와 같은 점은 아마 진범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계속 보이지만 그를 범인으로 세울 합리적 증거가 없고, 실제로 작중에서도 그런 이유에서 그를 기소할 수 없었다. 다만 그런 원칙이 주인공에겐 없었다. 했든 안했든 ‘내가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만, 매우 부정한 절차로 진행되는 사법체계가 한 개인의 삶과 영혼을 얼마나 파괴하는지 볼 수 있었다. 위증을 하는 사건 관련자 또는 피해자와 피고인 텟페이가 법정 안에서 어떤 입장인지 절제됐지만 묵직한 카메라 앵글로 보여주는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