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Namuneulbosiki
2018.10.26
우주적 시공간을 닮아 있던 한 사람의 내면과 정밀한 탐구
데미언 셔젤 감독의 신작 <퍼스트맨> (2018)은 전작 <위플래쉬> (2014)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라라랜드> (2016)과 결이 다른 영화지만, 여전히 ‘꿈을 좇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세 영화는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혹은 하나의 이야기로 관통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장면 편집이나 카메라는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하는 ‘닐 암스트롱’이라는 인물을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편집=인물’과 ‘카메라=인물’이라는 수식을 만들어낼 정도로 모든 게 그와 하나가 된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 전달 방식이 일반적인 영화와 다르다. 예를 들어, 대개 누군가의 죽음을 다룰 때 어떻게 죽었는지 묘사를 할 테지만, <퍼스트맨>은 그런 설명을 과감히 생략한다. 아니다. 오히려 ‘과감한 생략’은 <퍼스트맨>에서는 적절하지 않다. 모든 게 닐 암스트롱의 내면에 초점을 두기 위해 <퍼스트맨>은 자연스러운 선택을 했을 뿐이다. 영화의 소재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첫 발걸음에 내딛는 역사적인 사건이지만, <퍼스트맨>은 그 사건이 뻔히 형성하는 이미지들을 보여주지 않는다. 가령 달에 도착했을 때 다른 영화라면 성조기를 꽂는 모습을 담아냈을 테지만, 영화는 많은 희생이 자기 주변을 떠돌고 있음에도 포기하지 않게 만든 꿈의 근원과 그 근원에 사로잡힌 닐 암스트롱의 숨과 발자국에 집중한다. 만약, 영화가 조금이라도 친절한 설명을 하거나 익숙한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줬다면, <퍼스트맨>은 자신들이 지키고자 하는 원칙을 끝내 지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데미안 셔젤 감독이 <퍼스트맨>을 연출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렸던 ‘국수주의’적인 문제가 일어났을 것이다. 다행히도 <퍼스트맨>은 그런 영화는 아니다. 이외 인상적인 부분은 지구와 우주의 시공간이 닐 암스트롱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닮아있다는 것이다. 그가 지구에 있을 때는 죽음, 도전의 근원, 그리고 불안 등으로 인해 모든 게 혼란스럽다. 이를 위해 영화는 대화 장면이어도 컷들을 짧게 가져가고 편집함으로써 속도감을 올리고, 다른 공간에서 일어난 기자회견, 간부들과의 평가 회의, 시뮬레이션 장면들이 교차편집으로 섞이면서 혼란스러움은 심해진다. 반면, 그가 우주에 올라갔을 때, 그가 자신의 꿈을 이루는 순간은 적막한 분위기가 흐른다. 특히 비좁은 우주선에 카메라가 초점을 두고, 중력이 거의 없는 듯한 환경을 청각적으로도 형성함으로써 그가 비로소 지구와 다른 심리적 위치에 놓였음을 드러낸다. 그래서 <퍼스트맨>을 <그래비티>나 <인터스텔라>처럼 우주 모험을 보여주는 스펙타클한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실망할 테지만, 성공의 이면에 대부분 사람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닐 암스트롱의 내면과 주변 인물의 심리에 기대를 둔다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영화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