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딴따라
2023.07.08
.
그러니까 이런 말이 떠오른다... "익숙한 맛이 더 좋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취향이 존재한다. 먹을 것에서도, 입는 옷에서도, 선호하는 이상형이나 심지어는 거주 스타일에서까지 나는 시골이 좋고 너는 도시가 좋내 하며 취향이 갈린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영화에도 분명 취향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시종일관 웃음을 터뜨려주는 코미디 영화가, 또 누군가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SF 영화가, 또 누군가는 피가 난무하고 사람이 뭉텅이로 썰려나가는 고어 영화가 취향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 취향의 영화를 교과서적으로 따서 옮겨놓은 것이 바로 이 범죄도시 시리즈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애프터썬을 보며 눈물을 한바가지 흘리느라 마스크가 다 젖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보며 경이로움에 전율이 오다가도 결국 내가 최후의 최후까지 가서 찾게되는 영화는 이런 영화들인 것이다. 단순히 '범죄 스릴러 액션 영화' 가 아닌 범죄 스릴러 액션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다. 주민등록증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공권력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지니고있다. 좋은 의미로 민중의 지팡이니, 나쁜 의미로 짭새니 해도, 매일같이 뜨는 공권력의 활약이나 공권력의 부패와 관련 된 뉴스들을 보면 한국 영화가 유독 공권력을 지닌 히어로에 집착을 하는 것도 그리 이상해보이지는 않는다. 조폭의 시대를 지나 경찰, 검사, 국정원, 정치인 등이 등장하는 한국 영화를 찾아보라고 하면 그 수를 다 셀 수 조차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 영화계가 경찰이나 검사가 나와 사회의 악을 처단하는 영화를 쉽게 취사선택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많은 만큼 그 질이 크게 떨어지는 영화도 분명 많고, 그런 영화들을 지겹게 보다보면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정형화 된 패턴을 반복할 것인가 화가 나기도 한다. 그 '기본' 조차도 못하고 편의에 의존하는 영화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범죄도시와 같이 그래도 '기본은 해주는' 한국 범죄 액션 영화를 볼 때마다 뛸 듯이 기쁘다. 내가 쉽사리 평가에 엄격해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딱 작년 이맘때쯤, 범죄도시2를 보러 영화관으로 갔을때 긴 팬데믹으로 인해 텅텅 비어있던 영화관이 인산인해를 이룬 것을 봤다. 범죄도시2를 보기 바로 전 가장 최근 영화관에서 관람했던 영화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였고, 영화관에는 10명쯤 되는 사람들이 앉아있었지만 나는 그 정도만으로도 오랜만에 꽤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힘빠진 한국 영화계를 무섭게 끌어올린 범죄도시2는 결국 팬데믹 이후 최초의 한국 천만영화가 되었고, 나는 그 뒤로도 가족을 데리고 두번 더 그 영화를 관람했다. 물론 영화도 무척 내 취향이었지만, 영화관에 빽빽하게 들어찬 사람들을 보며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다. 100명이 훌쩍 넘어가는 사람들과 함께 신나게 웃고 놀랄 타이밍에선 함께 놀라고 그러다보니 이렇게 사람이 많은 영화관을 대체 얼마만에 본 건지 싶었다 이후 범죄도시3 소식을 들으며 나는 매일같이 개봉일을 기다렸다. 스틸컷과 예고편들을 보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영화를 기다렸고, 개봉 주에 와서는 느리게 가는 시간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어떤 사람들은 범죄도시나 베테랑과 같은, 흔하디 흔한 맛의 이런 상업영화들을 '볼 줄 모르는 대중 취향'이라고 비난한다. 앞서 언급한 애프터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같은 영화들을 '아는 척 하고 싶어서 만든 예술충 영화' 라고 비난하는 사람들과 같은 결이다. 그렇지만 부족한 면이 있는 걸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영화들이 있다. 왜, 남들은 다 좋다는데 나 혼자 별로인 영화가 있는 것처럼, 남들은 다 별로라는데 나 혼자 좋은 영화말이다. 공교롭게도, 내 취향이 이런 걸 어쩌겠는가? . 영화를 보는 내내 눈에 띈 것은 감독이 전작과 최대한 다른 점들을 주려고 노력한 부분들이었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진실의 방이나, 다 예상이 가는 문 잡아 뜯는 개그에서도 조금씩 변주를 준 게 보였다 모든 것을 주먹의 힘으로 해결하는 마동석의 액션이 자칫 식상해 보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번에는 유독 도구를 쓰는 액션이 많이 보인 것도 좋았다. 마석도가 힘만이 아닌 형사의 직감을 가졌다는 것을 표현한 부분도, 약간의 시련을 부여한 것도 의외의 부분이었고... 장이수를 대체한 캐릭터들도 마찬가지. 여러모로 전작의 팬들을 의식하거나, 자칫 비판에 직면할만한 장면을 직접 선수치는 듯한 자학적인 대사도 좋았다. 그러나 2편만큼의 강력함과 1편만큼의 긴장감은 없었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그래도 여전히 기본만큼은 해준다. 범죄도시... 뭐... 또 마동석이 다 때려잡고 끝나겠지... 근데 그런 거 보려고 가는 거잖아? 그래도 이런 영화의 특정 흐름이 계속 된다면 4편부터는 지겹다고 느낄 사람들이 속출할 것 같다. 6편까지 예정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애정하는 시리즈인 만큼 4편에선 더 발전 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