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포일러 주의!

어쩌면 이것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진부한 진행과 선의를 가장한 인간중심주의를 지적한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주제만 본다면 이 작품은 수많은 상투적 영화들 중 하나에 불과했겠지만, 조앤이 마지막 순간 로런과 나눈 대화로 인해 이 작품은 비로소 사랑 이야기가 된다. 로런과 조앤이 크립티드에게 가지고 있던 사랑은 소유욕이다. 샤사를 잡아가는 니콜라스에게, “알코노스트는 내 거야”라고 하는 것에서부터 알 수 있듯, 그들의 사랑은 크립티드를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기 보다는 갖고자 하며, 그들을 전시하는 것마저 필요한 것이라 합리화한다. 이런 사랑의 형태는 확정해서 생각해보자면 건강하지 못한 관계의 연인들 사이에서도,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조앤은 마지막 순간에 사랑과 걱정을 표현하며 크립티드라는 명확한 주어를 언급하지 않고, ‘they’, ‘them’이라는 대명사만 사용한다. 우리는 여기서,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보편적인 사랑의 범위까지 확장할 수 있다. 어쩌면 크립티드가 알코노스트나 바쿠처럼 말을 할 수 없는 존재만으로 그려지지 않고, 피비와 구스타브처럼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고 의지를 가지고 행동을 하고자 하는 존재로도 표현된 이유는, 단순히 동물-인간의 관계로서 크립티드와 인간을 바라보지 않길 바라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외에도 니콜라스와구스타브와 같은 적대자들로 주인공의 행위를 풍자하고, 미군이 크립티드를 무기로 활용하려고 한다는 미국적인 음모론을 끌어들이는 등, 이 작품은 겉모습보다 그 안에 숨은 작은 부분들에 집중할 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