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Marco_Pagot
Marco_Pagot
2023.08.28
인간 존엄성과 기록의 욕망. 그 사이의 타협점. 혹은 황금률
이 영상 회고록은 어쩌면 1923년, 지가 베르토프의 키노아이(카메라-눈) 선언문을 대체할 커스틴 존슨의 새로운 선언문이다. 베르토프가 선언한 카메라-눈은 인간의 불완전성을 대체하는 우월한 존재인 대신 기계적 장치에 불과하다. 카메라-눈에게는 오로지 세상을 완전하게 지각하려는 게걸스러운 욕망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수전 손택이 지적한 것 같이, 대중은 카메라-눈의 우월한 이미지를 통해 타인의 고통을 소비한다. 그 곳에서는 인간 존엄성은 상실된지 오래된, 빛바랜 개념이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커스틴 존슨의 카메라-사람은 인간의 불완정성을 포용하고 우월한 기계 장치가 되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인간 존엄성을 지켜낸다. 그녀의 카메라-사람은 길가의 시신을 찍는 대신 담요를 덮어주고, 나이지리아의 한 태아의 죽음을 기다리는 대신 의사를 부른다. 그것은 '타협'이라고도 부를 수도 있지만 커스틴 존슨에게는 '황금률'을 찾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