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씨에이
2023.09.05
9.1/방대한 세계관의 위대한 시작.
9.1/초심자에게도 활짝 열려있는 방대한 세계관의 위대한 시작. 최고의 음악과 영상미, 매력있는 캐릭터들과 단순명료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 아마도 원작 시리즈의 팬들은 물론, 이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조차 사로잡은 영리하고 친절한 시리즈의 초석. / 시작부터 잔잔하게 깔려있지만 시종일관 묵직함과 신비로움을 가득 품은 음악에 매료되고 압도당함. 그에 걸맞는 웅장하고 빼어난 영상미 역시 일품임. 뭔가 재미를 따지기 보단 감각적으로 흠뻑 느끼면서 감상하는 게 더 맞겠단 생각이 드는 작품임. 황홀한 음악과 아름다운 영상미만으로도 어떤 경지에 다다라있다 봐도 될 정도라서 스케일에 비해 생각보단 좀 단순한 편에다 늘어지는 지점도 간혹 보이는 이야기 전개가 얼마든지 커버가 됨. 오히려 더 있어보이기도 함. / 티모시 샬라메, 오스카 아이작, 레베카 퍼거슨, 조쉬 브롤린, 젠데이야 콜먼, 제이슨 모모아, 스텔란 스카스가드, 하비에르 바르뎀, 데이브 바티스타 등등등. 헐리웃 배우들에 대한 지식이 아직은 한참 부족한 내가 얼굴만 봐도 이름이 자동으로 떠오를 정도의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무더기로 출연하는 그야말로 미친 캐스팅. 모두가 믿고보는 능력치를 가진 배우들이니만큼, 모든 인물들이 영화의 분위기와 일맥상통하는 어떤 신비감을 뿜어내고 있으며, 그 위에서 각자만의 개성 또한 충분히 뽐내줬음. 생각보다 몇몇 인물들은 비중이 적거나 이른 타이밍에 퇴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어느 수준 이상의 인상을 남겨줬음. 화려한 캐스팅 아래서 배우들은 제 기량을 펼쳐줬고, 감독의 연출과 각본은 배우들의 역량을 한껏 끌어내줬음. / 모래괴물의 존재감이 상당함. 솔직히 가끔씩 등장해서 모래 안팎을 들락거리며 스토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보단 그저 자연재해급의 배경에 더 가까운 역할만 수행하지만, 그 스케일 자체가 워낙 압도적이고 비주얼도 무시무시해서 가히 이 시리즈의 상징으로 봐도 무방할 만큼의 존재감을 뽐냈음. / SF판타지계의 <반지의 제왕>이란 거창한 수식어를 가진 대작. 근데 사실 <반지의 제왕>을 볼 때도 그랬지만, 그다지 크게 흥미가 동하진 않아서 기대도 별로 크지 않았음. 뭔가 스케일이 너무나도 방대하고, 그 명성 또한 무지막지해서 난생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 하나하나 알아가는 게 마치 숙제를 마주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 한숨부터 나오는 그런 류의 대작. 천하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압도적인 스케일과 시대를 앞선 영화적 완성도 덕택에 긍정적으로 보긴 했으나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끝내 세계관을 더 깊이 알아보고 싶단 마음까진 생겨나지 않았음. 그래서 프리퀄 격인 호빗 시리즈도 아직까지 보지 않았고. / 근데 이 <듄>은 조금 다른 듯함. 놀랍게도 이 세계관을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싶단 흥미와 의욕이 솟아났음. 아무래도 적당량의 정보만 차근차근 제공해주는 영화의 전개방식 덕인 듯함. 익히 들어 알기로 그 거대한 우주제국과 여러 가문들의 이야기, 진짜처럼 느껴질 정도로 촘촘하게 짜여있다는 가상의 생태계와 사회경제적인 배경 등, 대충 듣기만 해도 골치부터 아파지는 방대한 정보들을 굳이 다 담아내려 애쓰질 않았음. 그저 스파이스란 자원의 보고인 아라키스 행성에서 주인공이 속한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하코넨 가문이 황제 치하에서 벌이는 갈등 정도만 콕 집어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딱 그만큼의 상황과 이해관계만 파악하고 있어도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거의 없음. 이야기 자체도 선택받은 자 느낌의 영웅적인? 존재가 될 주인공이 가문들 간의 싸움에서 위기에 빠졌다가 동료들의 희생으로 살아남고 딱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시점까지만을 다루고 있어서 앞으로 벌어질 진짜 메인 이벤트들을 자연스레 기대하게 됨. 캐릭터 또한 꽤 다수가 등장하지만, 각자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은근 충분한 편에다 개성도 확실해서 영화를 보며 누가 누군지 파악 안 돼서 혼란을 느낀 적이 거의 없을 정도임. 결과적으로 이야기는 딱 관객들의 흥미를 돋울 만큼만 보여주고, 대신 그 외적인 음악, 영상미 등의 요소들을 빵빵하게 제공해서 자연히 관객 스스로 빠져들게 만드는 비기닝으로서의 미덕을 영리하게 잘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겠음. / 유에 박사 역의 장첸을 보고 순간 우리나라 배우 김남길인 줄 알았음. 얇은 콧수염이 잘 어울리고 날렵한 턱선에 꽤 광활한 이마를 가졌음에도 모종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이미지. 더 자세히 보면 배우 최진호나 유덕화의 느낌도 꽤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