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잔 님의 영화 <툴리> 리뷰 - 키노라이츠
드라마 / 2018

2019.01.09 02:03:08
그녀의 '몸'
굳이 헐리우드 영화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헐리우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들을 제작, 생산한다. 그러다 보니 그 많은 영화들 속에서는 당연하게도 좋은 영화들도 많은 것이다. 그래서 '헐리우드 영화니까 잘만든다' 보다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영화들을 제작하다보니 그 영화들 속에서 우리들의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영화들도 당연하게도 많다' 라고 얘기하련다. (반대급부로 정말 쓰레기 같은 영화들도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툴리>는 그러한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엄마'에 관한 영화다. 헐리우드에서 보여지는 '엄마'는 동양적인 사상과 함께 대한민국 특유의 엄마의 이미지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늘 자식이나 가족에 대한 희생의 모습만 강요되는 대한민국의 엄마와, 여전히 자신의 삶에 익숙하지 않고 어쩔 수 없이 당면하게 되는 현실의 엄마의 모습은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비슷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 색깔이나 무게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단도직입적으로 <툴리>는 대한민국에 신파의 아이콘 같은 엄마 소재의 영화같이 촌스럽거나 억지스럽지 않다. 물론 그 소재에 대한 차이이기도 하겠지만, 충분히 세련되고 잘 만들어진 영화다. 일부러 눈물을 강요하면서 관객들에게 읍소하지도 않으면서 눈물보다는 가슴을 먼저 울리는 감성의 아이덴티티 역시 좋다.

영화의 내용을 따라가보면 원하지 않은 육아를 하게되는 엄마라는 자리의 현실과 함께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의 모습들을 교묘하게 엮어서 관객들을 자극한다. 결국 이라는 단어를 등장 시키는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영화속 반전의 의미는 자극적인 상황에 대한 도구의 의미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같이 엄마라는 자리, 혹은 내가 지내온 지난 시간에 대한 자리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공감의 순간이다. 한마디로 호불호가 생길 것 같지 않은 착하고 감성적이며, 남녀노소 누구나 '툴리'를 응원하게된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그것들로 인해 발생되는 사건 사고와, 그 안에서 막연하게 대면해야 하는 현실들은 누구나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짐작되고, 알고 있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되는 것은 이야기의 장치를 받쳐주는 또 다른 장치들 때문이다.

단언하건데, <툴리>속에서 주인공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사를리즈 테론'을 거론하기 보다는 그녀의 '몸'을 꼽고 싶다.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중 하나인 '그녀'가 남산만한 배를 가지고 상상할 수 없는 몸매로 뒤뚱거린다. 그 속에서는 그 어떤 여성스러움이나 섹시한 아름다움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누구도 그녀의 얼굴을 부인할수는 없지만, 영화속 등장하는 그녀의 행동과 몸으로는 '사를리즈 테론'을 떠올리는 사람은 '감히' 없을 것이다.

단지, 자신의 이름도 잊어버린 막막한 현실에 무게에 짓눌린 '엄마'의 모습만 존재 할 뿐이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노골적으로 그녀의 가슴과 반라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은 순전히 이 엄마 이야기의 핵심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히스토리나 내러티브 보다 그녀의 이러한 몸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관객들에게 훨씬 중요한 설득력과 이미지들을 제공해 주며, 이것이야 말로 <툴리>의 가장 중요한 지점일 것이다.

다시 또 엄마 이야기를 하면, 결국 이라는 단어를 끄집어 낼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엄마, 아니 그저 엄마의 모습에는 한결 같고 그 한결 같음 안에서 수백, 수천의 내러티브가 만들어지지만 그럼에도 매번 동의 반복어 같은 이유는 그것이야 말로 '엄마'의 모습이기 때문이 아닐까.

​<툴리>속 엄마의 모습이 비록 대한민국 영화에서 소비되는 촌스럽고 억척스럽고 희생적인 엄마의 이미지와는 다르지만, 결국 근본적인 부모, 그리고 그 안에서의 엄마의 모습에는 변함 없이 헌신적이다.

그리고 제이슨라이트맨 감독은 그러한 청승속에서 눈물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렸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길 권한다.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현실의 무게는 조금 덜어주기라도 하듯이 선심을 쓰는 모습이지만, 영화라는 환타지 안이기에 그의 이러한 선심은 충분히 귀엽고 예쁘다.

혹자들은 '역시 헐리우드 영화는 우리와는 다르네' 하고 말할 수 있지만, 많은 영화들 속에서 나오는 영화와 적은 영화속에서 나오는 영화의 퀄리트는 확률적으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신입사원 공채에 열명이 온 곳과 천명이 온 곳의 퀄리티가 같을 수 없듯이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역시나 제이슨 라이트맨 감독은 실망 시키지 않았다는 것에 가장 충분히 안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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