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잔
2018.01.13
늘 찌질한 인생이 있다. 주위에서는 보이지만, 사람들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 손을 뻗어줄 때를 기다리기만 하고 먼저 손을 내밀지는 못하는, 천원짜리 한장에도 맘놓고 지갑에서 꺼내지 못하고,그렇다고 '미래'라는 글자를 놓고봐도 달라질 것 같아 보이지않는.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찌질한 인생에 '만족'이란 단어를 억지로 갖다 붙여서 평생 그냥 그렇게 지내게 된다. "그래도 이정도도 안되는 사람도 많아" 하는 말도 안되는 합리화에 정당화 까지 갖다 붙이면서. 조필성은 참 찌질해 보인다. 형사라는 직업은 있지만, 그 일에 대한 목표도 만족도 없다. 그저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사람들에게 '형사님'소리를 듣고 가끔 주위에서 공권력에 찔러주는 돈으로 하루를 의미없이 살아가는 인생이다. 집에 가면 칙칙한 만화방에서 조필성을 애물단지로 생각하는 마누라는 한푼이라도 벌어 보려고 양말을 한무더기로 갖다놓고 쉴세 없이 양말을 뒤집는다. 그 찌질한 인생에 어느날 목적이 생긴다. 이 조그만 농촌 마을에서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탙주범이 나타난다. 물론 찌질한 조필성에게는 그런 거액의 탈주범은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렇지만 소싸움에서 거액의 돈을 딴 조필성의 돈을 그 탈주범이 가져 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거북이 달린다>는 그 찌질한 형사에게 목표를 만들어 놓는다. 꿈이 없던 인생에서 무언가 꿈이 생긴다면 사람은 쉽게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는 차츰 차츰 변해가는 (정말 초반에 보여줬던 그 인물일까 잠깐 고민하게도 하는)조필성을 꽃미남에 멋지기까지한 탈주범과 대치 시킨다. 얘기야 우리가 생각하는 해피엔딩으로 달려가지만, 중간에서 벌이는 조필성의 '찌질함'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그 찌질함은 곧 '우리주위의 어떤 사람'을 떠올리게 되고, 그러다 보니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쉽게 동화하기도 한다. 영화는 큰탈 없이 조용하게 두시간을 진행한다.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한 두시간이지만, 이 평범한 두시간이 기억에 남는 영화로 기억되는 이유는 순전히 '김윤석'이라는 배우의 몫이다. 한국최고라는 수식어가 이제는 전혀 어색하지 않을 법한 이 배우는 이 영화에서도 '거북이'의 역활을 그 어떤 영화못지 않게 완벽하게 해 낸다. 조용한 시골마을의 어떤 형사가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조필성이 아니라 김윤석 일 것이다. 오랫만에 만나는 견미리도 반가웠고, 요즘 자주 보이는 조필성의 건달친구로 등장하는 신정근도 멋지다. 그리고 조필성의 딸 옥순을 연기하는 아역은 쵝오~!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