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지구 평평설 신봉자들 중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음모론자의 모습을 한 사람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흠도 있지만 열정적이고 자기가 추구하는 바에 열정을 다하는 인간적으로 좋아할만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 지구 평평설을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설계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알리기 위해 수제 모형을 만들고 유튜브 방송을 하는 등의 모습은 이 사람들이 단순히 좋은 사람뿐 아니라 제대로 된 과학적 사고를 했다면 훌륭한 과학자가 될 자질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험과 실천 이후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과학과 과학이 아닌 것이 나뉜다. 자이로스코프와 레이저 실험의 결과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뒷받침하지만 그 결과를 인정하는 대신 지구 평평설에 끼워맞추기 위해 뒤틀고 부정하는 모습은 이들의 믿음이 어째서 잘못된 것인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이 잘못된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심리학적으론 과학자들이 또는 어린 시절의 교육자들이 이런 질문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보다 그저 무시하고 깔아뭉갠 결과일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또는, 사회에서 소외받은 사람들의 대안공동체적 움직임이 되어 자신이 인정받는 작은 사회를 뛰쳐나오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고 얘기한다. 이런 현상이 단순히 지구 평평설에서 그친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안티백신, 기후변화 부정, 진화론 부정까지 간다면? 과학자들이 이것을 막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