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inoDAY
KinoDAY

KinoDAY

2023.11.15

프리퀄의 함정에 걸려들다

8년 만의 프리퀄, 그런데 재미가 없다? 반쯤 무너지고 폐허가 된 경기장을 돌아다니는 20명가량의 십 대 소년 소녀. 한 손에는 무기를 들고, 눈으로는 피할 곳을 찾으며, 귀로는 혹시 모를 선물 소리를 기다리면서 입으로는 비명을 지른다. 단 한 명에게 주어진 생존의 기회를 잡기 위해. 이 광경을 생중계로 보는 금발머리 소년. 그의 시선은 무지갯빛 드레스를 입은 12구역 소녀에게 꽂혀 있다. 그녀가 살아남아야 멘토인 자신이 출세할 테니. 또 그녀와 사랑에 빠졌으므로. <헝거게임: 더 파이널> 이후 8년 만에 돌아온 프리퀄,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이 영화에는 시리즈의 묘미가 모두 담겨 있다. 원초적이고 잔인한 피, 땀, 눈물, 그리고 쇠맛이 있다. 비극 속에서 피어나는 청춘의 로맨스도 있다. 뒷배경에는 이 모든 이들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정치 논리도 깔려 있다. 더 나아가 <헝거게임> 4부작과의 연결고리도 숨어 있다. 그런데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는 흥미롭지 않다. 원작자 수잔 콜린스가 제작에 참여했고,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과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이 돌아왔는데도. 제10회 헝거게임은 보이는 것보다 치열하지 않고, 스노우와 루시의 사랑은 캣니스와 피타의 로맨스만큼 애절하지 않다. 스노우의 고뇌와 성장도 캣니스의 고통만큼 진하지 않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프리퀄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다. (...) 종합하면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는 팬들을 위한 잔치에 가깝다. 팬이라면 캣니스와 스노우, 캣니스와 루시 사이에서 이스터에그를 찾는 재미가 있다. 반면에 일반 관객이라면 좀처럼 친해지기 어려운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기 버겁다. 이는 챕터 2에서 제10회 헝거게임이 끝나면, 팬과 일반 관객의 반응이 나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달리 말해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는 프리퀄 작품 중에서도 유달리 확장성이 부족한 영화인 셈이다. 애석한 일이다. 애초에 <헝거게임> 시리즈가 8년 전에도 100만 관객을 넘지 못했던 역사를 고려하면, 수능 특수를 맞는다 해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의 앞날은 밝아 보이지 않으니. Poor 형편없음 비대해진 욕심과 반비례하는 재미

https://brunch.co.kr/@potter1113/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