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함으로 꽉 찬 영화

척 봐도 저예산 영화이지만 내용물은 어느 AAA급 영화에 결코 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2018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영화 [서칭]을 봤습니다.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한 어느 아버지의 고군분투를 그린 이야기로 거의 모든 영상이 PC 화면에서 보이는 형태로 진행되는 아주아주 독특한 형식입니다.​ 딱히 특별할 거 하나 없이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인터넷 브라우저, 이메일, SNS, 메신저, 영상통화 등 익숙한 장면으로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오히려 새롭고 더욱 몰입을 하게 해주는 듯합니다. 보통 영화에서 익히 봐 온 아이언맨이나 쓸법한 휘황찬란한 영상에 마우스 없이 키보드만으로 슉슉 펼쳐지는 허황된 UI/UX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영상이 묘하게도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단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SNS라는 요즘 세상의 문화에 대한 단면과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더욱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듯합니다.​ 쓰린 속상함에 폭삭 늙어가는 아버지 역을 열연한 '존 조'의 연기도 굉장하지만, 마우스 포인터의 움직임, 깜빡이는 커서, 썼다가 지우는 문장, 바탕화면에 흩뿌려지는 파일들 등으로 표현되는 인물의 감정이 이렇게 잘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오타가 나올 정도로 다급한 타자와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이니 만큼 더 커지는 기다림이란 절박함. 편지의 필체, 레코드판에서 느껴지는 아날로그식과는 다른 디지털 세상의 감정 표현을 집대성한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그 때문인지 13일 촬영에 2년의 편집이었다고 하니, 그냥 익숙한 웹사이트 장면 한 컷에도 놀라운 정성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어느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소개로 시작되는 '간단하면서도 할 건 다하는' 도입부부터 범상치 않음을 보여줌은 물론, 급박한 사건의 전개 속에서 약간 늦춰질만하면 한 번씩 바짝 땡기는 긴장감의 템포가 아주 훌륭하다고 밖엔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예상이 힘든 건 물론이고, 완급조절마저도 멋진 이야기로 영화가 하나부터 열까지 온통 영리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니쉬 차간티' 라는 신예 감독을 기억해둬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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