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리
마리

마리

2023.12.14

7000 RPM, 바로 거기서 만나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단순히 포드와 페라리의 대결을 다룬 가벼운 레이싱 영화라 생각했었다. 장르 안에서 실존적 위기에 직면한 주인공들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게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무엇보다 영화의 후반부가 잔상처럼 오래 남았는데 평소의 마일스라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제안을 수락하고, 눈 뜨고 코 베인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다음 경기를 위해 개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셸비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묵묵히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걸어가는 진정한 장인처럼 보였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언제나 승리하는 쪽은 현실이고, 냉정한 현실에서 ‘신념’을 지킨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돈이면 다 된다고 믿는 사람들 속에서도 묵묵히 나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우리에게도 많은 울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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