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개가오
2023.12.29
재벌가였지만 가난했던 괴짜였지만 사람 냄새가 났던 파괴적이었지만 미래지향적이었던 사람...
백남준이 추구하는 미디어아트의 미래지향적인 행보와 더불어 예술계와 사회를 아우르는 영향력 그리고 시대를 거스르는 포용력 이를 가능케 하는 소재와 재료 그리고 세간의 시선에 국한되지 않는 다각적 시각이 빛을 발하는 과정에 집중한 다큐멘터리였고 현대적인 시선이나 현대의 문물을 비교하는 것이 흥미로웠으며 그런 행보는 돌고 돌아 결국 백남준 본인에게 도달하는 구성이 좋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이념과 발상, 미디어아트를 통해 그려낸 통찰 그 모든 것들의 기반은 고향이고 추억이자 회상의 자극이기에 이야기 전반에 백남준의 응어리진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백남준의 일생을 점진적으로 다루고 이를 통해 예술적 이념의 탄생기를 이르면서 은연중에 작가 본인의 내면이 도출된다. 독특한 연출이나 위인전 마냥 업적만을 내세우거나 국위선양을 호소하지 않고 그저 예술의 시작이자 기반인 생애를 담고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의 탄생과 어떤 작품을 했는지 그 관념에 대해 포커스를 뒀으며 그 과정에 자연스레 인물의 성격과 서사를 통한 인간적인 부분 이 모든 게 어우러져 그가 하고자 하는 작품의 영향력이 돋보였다. 굵직한 사건 사고가 있던 게 아니라 그런지 늘어지고 임팩트는 없을 순 있지만 백남준의 예술을 넘어 사회적인 영향력에 비해 소소하기 그지없는 성향과 가난했다는 점 다소 파괴적이었던 작품에 비해 소소하고 조용한 사람이었다는 점을 담는 것만으로도 아쉬움이 없었다. 무엇보다 난해하고 기이한 그의 작품을 스크린에 비추고 플롯에 활용해 영화로써 필요한 미학을 채우고도 남는다. 재벌가였지만 가난했던 괴짜였지만 사람 냄새가 났던 파괴적이었지만 미래지향적이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