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nemo
2023.12.31
길 위에서 길을 찾는다.
이 영화는 현대의 Nomad, 즉 유목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한 인물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되어있고 갈등이나 기승전결이랄 것이 딱히 없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주인공인 '펀'은 지역의 경제가 망하고 남편을 잃은 후 유랑민 생활을 하고 있다. 어쩌면 단순히 집 없이 떠돌아 다니는 가난한 인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굳이 이러한 생활을 하는 것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현대의 삭막하고 자본주의적인 사회를 떠나 자연친화적이고 인간 간의 관계 그 자체를 중요히 여기는 삶. 경제적으로 궁핍할지는 모르나 정신의 자유를 찾아 거니는 생활이다. 저 포스터에서처럼 황홀한 풍경과 내키면 바로 계곡에 뛰어드는 그런 자유로운 삶. 영화를 보면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불편한 점도 당연히 존재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삶이다. 하지만 단순히 자본주의가 싫어서, 치열하고 어두운 사회를 벗어나기 위해 이 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그리 좋지 못한 선택일 듯하다. 유목민 생활도 현대적이라 자동차가 필요하고, 계속하다 보면 보수가 필요하고 이외에도 돈 들어갈 곳은 많다. 일용직 근무는 계속되고 도움을 받기 위해 돌아다니기도 한다. 좋은 사람의 호의를 받아 거처를 제공받아도 습관이라는 것이 이를 반기지 못한다. 유목민 친구였던 이가 한 곳에 정착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때 느낀 그 거리감은 어떠했을까. 국가의 입장에선 절대 환영하지 못할 삶의 방식인데, 그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도 다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하다. 혹은 밥 웰스처럼 큰 아픔을 겪은 후에 삶의 의미를 찾으러 떠나는 이들도 있다. 각자 저마다의 행복을 찾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슬픔을 이겨낸다. 그리고 모두 이유도 다르고, 가는 길도 다르지만 그 긴 인생과 먼 길의 도중에의 만남은 더 강한 치유와 행복으로 다가온다. 이 생활은 누군가에게는 절대 이해받지 못할 것이다. 영화를 본 나조차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나는 문명의 이기에 적응하였고, 그것으로 내 삶을 더 풍족하게 하려고 하지 전부 내려놓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나는 문명의 혜택을 보며 삶과 죽음의 의미 따위와 같은 철학적인 생각을 지속하지만, Nomad는 문명보다 자연에 가까이 생활하며 삶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