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로니
로니

로니

2024.01.24

나도 나를 지켜줄 수 없어.

나도 나를 지켜줄 수 없어. 트라우마를 가진 주인공이 그것을 다시 마주하고 극복해내는 식의 흔한 플롯일 줄 알았는데, 마지막 장면을 통해 그 예상을 완전히 비틀어버린다. 대사를 최대한 생략함으로써 상상의 여지를 두는 것이 흥미로워서 처음에는 기어코 모든 비밀을 밝혀버리는 전개에 실망했다. 그러나 결말을 통해 왜 굳이 그런 구성을 취했는지 깨달았다. 어떤 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 어린 날의 실수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영화 내내 외계인에 맞서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에 몰입했는데, 마지막 반전을 통해 머리를 한 대 맞은 것만 같다. 앞으로도 영원히 외로울 그 삶이 가여우면서도, 선뜻 동정의 마음을 품기도 망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