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먹찌빠? 아니, 그냥 먹지마!

어느 인재학교. 아마도 예술고 쯤으로 보이는 곳에 신임 영양교사로 노백이란 여인이 출근합니다.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건강차를 나눠줄 정도로 독특한 선생님이죠. 그의 반 아이들이 둥글게 앉아 이야길 나누죠. 건강하게 먹는 법에 대한 유익한 토론. 물론 처음엔 그랬죠. 1단계-눈으로만 보고 한 입 뜨기전 심호흡을 하는 ‘의식적 식사법’, 2단계-한 번에 한 가지 음식만 먹어보는 ‘모노 다이어트’, 대망의 3단계-모든 식사를 멈추고 명상에 임하기… 처음에는 모두 노백의 말을 따랐지만 의심하는 이도 생기고 그의 모임에 탈퇴 선언을 하는 아이들까지 생겨납니다. 트램펄린을 하는 라그나는 몰래 먹다가 3단계 식사법 이후 몸이 가벼워진 느낌을 받죠. 피아노를 치는 엘사는 가장 적극적으로 임하는데 부모님 앞에서 속임수를 쓰면서까지 노백의 말을 따르죠. 우등생 벤은 처음에는 애초에 시도하지 않으려다 점점 이들의 방식에 빠져있고 그런 아들이 걱정된 벤의 어머니의 걱정에 교장 도로셋은 아이들이 적응해나가는 단계라며 노백의 가스라이팅 의혹을 부인하죠. 무용전공 프레드는 무용 연습에 빠질 정도로 노백과 시간이 많아지고 공연장에 두 사람이 같이 간 것에 대해 선을 넘었다는 비판까지받습니다. 결국 학부모 모임은 노백 파면에 합의하지만 그럴 수록 아이들은 이상행동을 보입니다. 위험한 신념에 빠진 소년, 소녀들과 그들의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 채식을 넘어 양을 줄이고 그것도 모자라 금식을 합니다. 자발적이지만 가스라이팅스럽고 그것이 정말 기업들의 사리사욕과 음식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지 의문이죠. 이 영화는 아예 시작전 일부장면에 거부감이 들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네, 이 영화는 피범벅만큼 거부감이 드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스토리가 너무 자극적인게 흠이라면 흠이죠. 맹목적인 집착은 종교에서나 보는 것 같은데 금식을 하고 그것이 지구를 살리고 기업들의 찍어내는 음식공해에서 해방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기합리화와 맹목적인 집착은 우리 영화 ‘신세계로부터‘를 떠오르게 되더군요. 그 중심에 노백이 이끄는 ’클럽제로‘는 본인 자신도 광적으로 빠진 느낌이죠. 마치 오리엔탈리즘스러운 이 장면은 마지막에는 모두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가출인지 소멸인지 알 수 없는 이 장면에서 저는 불교의 ’열반‘이란 느낌이 살짝 스치더군요. 물론 후반에는 이들의 행방을 보여주지만 그것은 정말 그림 속인지, 아니면 천국인지, 그 어느 것도 아닌 무엇인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로 알려진 미아 바시코프스카의 행보가 재미있는데 이 영화도 독특한 영화 이력에 하나 더 추가 되지 않을까 싶균요. 아무튼 건강하게 먹는게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