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송씨네
2024.01.27
골때려도 괜찮아, 그들은 적어도 진심이야.
골때려도 괜찮아, 그들은 적어도 진심이야. 2001년…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 미국령 사모아 팀(이하 ‘사모아 팀’)은 호주 팀에게 31 : 0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스코어로 패배하게 됩니다. 근데 패배한 선수들은 뭔가 분위기가 나쁜건 맞는데 뭔가 화기애애함도 있죠. 아무튼 속전속결 감독 경질 후 축구회장 타비타는 새 감독을 수소문해보지만 쉽지 않죠. 한편 구설수로는 최고인 미국 축구 감독 론겐은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 그는 울며 겨자먹기로 사모아 팀의 감독이 되기로 합니다. 근데 대패한 팀이라고 하기엔 이 묘한 화기기애함을 보고나니 분통이 터집니다. 실력은 당연 최악임은 말할 것도 없구요. 기초부터 다지려고 생각했는데 팀 구조도 이상합니다. 지각한 자이야는 사모아의 파파피네(여성처럼 살아가는 남성. 트렌스젠더와 미묘하게 다름)로 살아가고 있고 몇몇 선수들은 오합지졸이죠. 팀을 보강하기 위해 경찰출신 람보가 영입되고 2001년 참가했던 선수들 중 일부를 재기용하는데 골키퍼 니키 설라프는 패배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에 자책하며 합류에 주저합니다. 드디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에 출전하게 되고 첫 예선전은 자신들처럼 소수민족들로 구성된 통가 팀입니다. 통가 팀의 도발이 당황스럽지만 이들은 다른 건 바라지 않습니다. 우승? 본선진출? 1 승? 아닙니다. 딱 1 골만 넣으면 됩니다. 축구 최약체 팀이 1 승이 아닌 1 골을 위해 달리는 이야기. 아메리칸사모아 팀의 웃지 못할 실화입니다. 남들은 비웃어도 적어도 그들에게는 진심이었죠. 최약체 팀 성공기는 너무 흔한 소재이기에 뭔가 뒤집을만한 반전이 없다면 뻔한 영화가 되죠. 그런점에서 이 영화와 이병헌 감독의 ‘드림’에 대한 비교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넥스트 골 윈즈‘의 사모아 팀의 선수들은 전문적인 축구선수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1~2개의 직업을 지니고 있죠. 타비타의 경우만 보더라도 사모아 축구협회 회장직 뿐 아니라 음식점 사장이며, TV 프로그램의 진행자이자 카메라맨입니다. 다른 생계가 있기에 이들의 1승에 집착하지 않는, 어쩌면 여유로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칫 간절함이 없어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인데 론겐의 등장은 이런 동기부여를 주는 대목이죠. 오직 잡지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빅판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림’도 전문선수가 아닌 생계유지가 1 순위 이기에 영화 초반 절실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작품 중에 절실함을 더 표현한 영화라면 ‘드림’이라고 보여지는게 사모아 팀과 달리 정말로 지금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이에 그렇지 않았나 싶습니다. 타이카 와이티티는 좋은 배우이자 감독임이 분명합니다. 저는 ‘조조 래빗‘을 감명깊게 봤는데 그냥 코미디가 아닌 전쟁의 아픔을 블랙코미디로 녹여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코미디의 비중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인데 실없는 코미디가 영화의 감동을 잡아먹는다는 느낌이죠. 그러나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가 할법한 실수를 하지 않은게 파파피네에 대한 묘사나 사모아 팀의 전통의식을 희화화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조금만 절충안을 찾는다면 멋진 휴먼 코미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