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리 지금 만나'는 남북 관계를 각자의 방식으로 담은 세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비슷한 영화 중에는 새터민을 소재로 하여 2017년에 개봉한 '그리다'라는 단편 묶음 옴니버스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남북이 분단을 극복하며 연결점을 찾는다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둔다. 이런 옴니버스 영화들의 거의 태생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제는 작품성이 균일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세 이야기 중 첫 두개는 상당히 아쉬웠고 가장 기대한 부지영 감독의 마지막 파트가 그나마 재미있었다. 우선 첫째 영화인 '기사선생'은 개성공단에서 피어난 남한과 북한 사람의 사랑을 다루는 멜로 영화다. 두 주연의 연기는 괜찮았으나, 둘의 케미가 유의미하게 발전할 시간도 없었다는 점이 상당히 치명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거기에 너무 오글거리고 느끼한 선곡과 연출이 가미되며, 너무 감성적인 전개로 가니 영화의 감정선에 대한 공감의 거의 안 갔다. 둘째인 '우리 잘 살 수 있을까?'는 나름 개성은 있었다. 같이 한 집에 살기로 결정했으나 서로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한 것 같으면서도 극과 극으로 보이는 듯한 커플을 남북 관계의 은유로 삼은 시도는 나름 신선했다. 구도나 카메라워크, 그리고 빨강과 파랑의 조화가 인상적인 조명을 배경으로 클라이막스 시퀀스를 전개했기 때문에,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도 꽤 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비유가 대략적으로는 그럴듯해도 뭔가 깔끔하게 딱 떨어진다는 생각은 안 든다. 두 주연의 연기는 좀 아쉽긴 했으나, 본업이 댄서임을 감안하면 나쁘지도 않았다. '카트'의 부지영 감독이 연출한 마지막 이야기인 '여보세요'는 코미디와 인간미가 굉장히 아름답게 어울어진 영화였다. 분단이라는 현실이 뼈아프긴 하지만, 그 현실을 극복하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며 사랑과 우정을 찾게 되는 이야기를 보며 가슴이 참 많이 따뜻해졌다. 그 중심에는 원톱 주연인 이정은 배우가 있는데, 대사들의 유머 포인트를 굉장히 잘 표현하는 동시에, 캐릭터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꿋꿋이 버티는 끈기와 유하고 귀여운 허당끼도 있는 성격을 호감있게 표현하기 때문에 영화에 몰입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됐다. 이 파트를 보면서 이정은은 극장에서 좀 더 자주 보고 싶어지게 된 배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