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lue 님의 영화 <툴리> 리뷰 - 키노라이츠
드라마 / 2018

2019.05.27 00:31:46
첫 문단부터 솔직하게 터놓자면, 이 작품은 초반부터 보기가 너무 버거워서 몇 번을 끊어 보았다. 리뷰라는 이름으로 써온 가벼운 내 글들에서 수없이 밝혀온 ‘피 튀기는 영화’도 아니고, ‘치고받고 싸우는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버겁게 느껴졌던 이유는 주인공 마를로와 내가, 그저 ‘같은 여성’이기 때문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말인즉, 이 영화를 본 많은 여성이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고 감히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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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탄생은 아름답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만, 사실 그 과정을 감당하는 여자의 몸이 망가지는 것에 대해 생각하면 너무 속상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내 주변 친구 중 점점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친구들이 많아질수록, 왠지 나는 그들의 그 몸 고생이 마음 아팠다. 물론 그들이 느끼는 그 어마어마한 행복과 벅찬 감정은 내가 감히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아직 겪어보지 않았으니까, 감정적인 것보다 더욱 가까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녀의 신체적 변화 일테니까, 그저 속상했고 그 속상함은 나를 낳은 엄마에게도 해당한다. 정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긴다면 나를 낳지 말라고 할 수 있을만큼. 나는 엄마가 엄마의 인생을 사는게 더 좋다. 이런 맥락에서 마를로 역시 툴리가 과거의 자신의 모습이었으니 조금 더 이기적인 말을 해주길 바랐던 것 같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 따뜻했다. 바보 같은 사람. 정말, 모성애라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걸까. 나는 정말 엄마가 될 수 없는 사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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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모성애, 엄마, 산후 우울증 등의 키워드와 조금 떨어져 그저 ‘나’라는 키워드와도 연관 지어 이 영화를 들여다봐도 좋을 것 같다. 툴리가 마를로의 과거인 점을 고려했을 때 가장 다른 지점은 바로 자존감에 있다. 툴리는 자신을 표현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안다. 그것이 서툴지라도 시도해볼 줄도 안다. 마를로는 툴리였던 시절에는 그 방법을 알았지만, 지금은 모른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오히려 자신을 잃은 것이다. 나이는 들었지만, 어느새 자신 안에 들어있던 중심이 아이에게로, 남편에게로 옮겨졌고, 자신은 뒷전이 되어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작은 성격 차이에서도 <툴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결코 모성애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확고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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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리>의 결말은 사실 뿌려놓은 것에 비하여 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이 강하여 허무하기도 했다. 마를로가 세 아이를 키우며 힘들게 보내온 시간과 툴리로 인해 변화해온 시간이 너무나 지독하게 현실적이어서 그런지, 그녀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야 남편인 드류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울며,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그 모습이 왠지 지나친 낭만처럼 느껴졌달까. 마를로의 상처는 지난 하루 이틀이 만들어낸 상처가 아니다. 그렇게 쉽게 치료될 상처가 아니라는 소리다. 더불어 그것을 마치 ‘돕는 것’처럼 표현된 것 역시 아쉽게 다가온다. 나름의 반전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내었으나 그 후 그녀의 삶을 온전히 지켜내진 못한 것 같아서 씁쓸하게 느껴졌다. 그나마 샤를리즈 테론과 맥켄지 데이비스 두 배우의 앙상블을 보는 재미는 아주 충분했으므로 아쉬움을 달랠 수는 있었다. 그뿐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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