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잔
타잔

타잔

2024.03.02

흥미롭고 재밌다.

오컬트 영화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악령, 영혼과의 교신, 점, 사후세계 등을 다루는 영화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액션, 코미디, 스릴러 같은 장르와는 완전하게 구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영화들의 특징은 장르의 구분이 모호해 지는 경우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장르를 혼합 시켜 만들어지는 영화들이 늘어나면서 가끔은 '오리지널'의 장르 영화들이 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마치 온갖 퓨전 음식들이 트랜드가 된 순간에도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같은 단순한 음식들이 여전히 그리운 것 처럼 말이다. 장재현 감독의 영화들은 '오리지날' 오컬트 영화들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 두 작품 뿐이지만, 어떠한 다른 것에 한눈 팔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장르적인 도전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오컬트라는 장르 때문이다. 말했듯이 흔하게 반복되듯이 제작되는 액션, 스릴러, 코미디 같은 장르와는 다르게 전문적인 지식은 물론, 많은 취재와 노력이 필요한 장르이고, 그 장르적인 색체 또한 강렬해서 호불호가 명확한 장르다. 그러니까 소수의 관객들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장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의 세번째 영화 <파묘> 역시 오컬트라는 장르적인 특성으로 시작한다. 무당이 등장하고 그 무당으로 이야기의 서사를 하나씩 만들어 간다. 그리고 그 서사는 두편의 오컬트 전작과는 다르게 이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파묘>는 오컬트라는 장르로 따진다면 한껏 힘을 뺀 오컬트 영화다. 굳이 오컬트라는 장르를 꺼내기는 했지만, 호불호가 강한 장르적인 특색을 한껏 중화 시킨다. <검은 사제들>이나 <사바하> 에서는 신부님과 사제들이 등장하면서 신분을 나타내는 복장으로 일관한 반면, <파묘>속 무당 '화림'은 한껏 돋보이는 외모와와 잘 차려 입은 의상, 그리고 현대인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는 여러 모습들은 쉽게 '무당'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려지지 않아, 전작의 오컬트의 이미지들과는 확연하게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화림'의 이미지는 무당 보다는 현대여성들과 같은 운동과 외모 등에 관심이 많고 일할때는 열심히 하는 현대여성의 니즈의 이미지들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오컬트에 부담이 있는 관객들도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고, 이야기 자체도 전작들에 비해 훨씬 흥미롭게 꾸며나간다. 앞서 언급한 오컬트 영화의 정의에서 초자연적인 현상, 악령, 영혼, 점, 사후세계는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등장하고 발생해도 이해하라는 이야기 이기도 하다. "이해 되지 않고, 말도 안되도 이 영화는 오컬트 영화니까 가능해" 하고 해도 할말이 없을정도 장르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나 <파묘>에서는 그러한 상황을 최대한 숨기면서 영화의 후반으로 달려간다. 참고로 이 영화는 전반이 '훨씬' 좋다. 일반적인 평이 후반에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후반으로 이어지면서 영화는 장르적인 특성을 내세우기 시작한다. 전반에 쌓아두웠던 서사들을 완벽하게 풀어내는 것은 아니고, 조금 억지스러움도 분명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흡입력 있는 전반부의 뛰어남을 상쇄 시킬 정도는 아니다. 덕분에 <파묘>는 재밌고 흥미롭다. 그 중심에는 김고은의 '대살굿' 연기가 충분히 인상적이였고 파격적이고 뛰어났다는 것도인정한다. 그렇지만 그녀의 연기가 영화 전반적으로 "아주 뛰어났다"에는 인정할 수 없다. 배우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일이다. 어떠한 캐릭터냐에 따라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적응한다. <파묘>속 '화림'의 캐릭터는 대살굿을 하는 장면이 백미인 캐릭터다. 어떠한 배우가가 김고은의 신들린 연기처럼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어떠한 배우라도 그 장면이라면 충분히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묘>속의 대살굿 장면은 그러한 장면일 뿐이다. 배우로써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장면 말이다. 최근의 영화나 드라마들이 전반부의 뛰어남과 참신함을 많이 본다. <킬러들의 쇼핑몰>도 그랬고 <살인자O난감>도 그랬다.그렇지만 후반에 완전하게 무너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안타까움이 들었는데 다행히 <파묘>는 그렇지 않았다. 전반부가 '훨씬' 좋기는 하지만 후반부도 나쁘지 않다. 결국 영화는 그렇게 모든 곳에서 충만함이 느껴져야 한다. <파묘>가 장재현 감독의 전작과 같은 오컬트의 냄새를 한껏 풍기지 않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일반 대중들이 니즈를 찾아서 만들어 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파묘>의 흥행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역대급으로 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양하게 분석 되겠지만 우선은 '재밌고 흥미롭다' 상업영화에서 이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