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롱 샷'은 막무가내로 뜨겁게 밀고 나가는 기자와 냉철하고 우아한 정치인의 로맨틱 코미디다. 이 영화는 여러모로 참 오묘했다. 정치와 코미디를 엮는 시도는 분명 아주 흔하지만, 이 영화는 SNL 같은 날선 정치 풍자인듯하면서도 아닌 듯하고, 'Veep' 같은 정치 코미디에는 가까워 보이긴 하지만 또 뭔가 살짝 다르다. 그 이유에는 아마 굉장히 신선한 제작진 구성이 있지 않나 싶다. 이 영화의 작가진은 댄 스털링과 리즈 한나다. 전자는 '오피스'와 '디 인터뷰'의 작가였고, 후자는 '더 포스트'의 작가였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코미디와 진중한 정치 스릴러 실화의 만남인 셈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극과 극처럼 보이는 두 장르적 요소들이 함께 섞여있다. 이 두 장르가 유기적으로 조화됐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웃기고 진중한 상황들을 만든다. 이 두 분위기는 두 주연 배우의 모습에서도 확연히 보인다. 일단 세스 로건은 특유의 목소리와 말투를 통해 존재 자체가 하나의 코미디 장르가 된 배우다. 그는 평소에 제임스 프랑코와 많이 찍은 스토너 버디 코미디의 호흡을 오셔 잭슨 주니어와 맞추며 댄 스털링의 코미디 톤을 대표했다. 반면에 샤를리즈 테론은 '하우스 오브 카드'의 로빈 라이트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우아한 품위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며, 여전히 가볍긴 하지만, 그래도 세스 로건의 씬들보다는 훨씬 진중하고 정치적인 이야기에 집중하는 리즈 한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듯하다. 묘하게도 두 주인공의 로맨스가 깊어지며, 이 두 장르 또한 점점 서로 잘 섞이기 시작하며, 이야기에 몰입감도 더해진다. 로코의 가장 중요한 두 주인공의 케미도 아주 훌륭하다. 샤를리즈 테론과 세스 로건의 조합은 참 상상하기 힘들지만 영화 안에서 이 둘은 굉장한 로맨틱 호흡을 맞추며, 이 극과 극의 캐릭터가 서로에게 빠져가는 과정을 굉장히 설득력있게 그려냈다. 거기에 오셔 잭슨 주니어라는 아주 훌륭한 조연급 배우, 언제나 반가운 밥 오덴커크와 못 알아볼 뻔한 앤디 서키스와 느끼한 쥐스탱 트뤼도를 연기하는 듯한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활약도 재미있었으며, 잘 몰랐던 배우들인 준 다이앤 라파엘과 라비 파텔도 굉장히 좋았다. 이 영화의 좀 아쉬운 점은 유머에 있는 것 같다. 다양한 정치 풍자와 스토너 코미디와 캐릭터 간의 호흡에서 정말 웃긴 장면들이 많이 나오긴 한다. 하지만, 무리수와 헛스윙도 만만치 않게 많다. 타율만 보자면, 이 영화의 유머는 안타가 많긴 하지만, 코미디 영화에서 유머용 대사가 안 먹힐 때는 단순히 안 웃긴게 아니라,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며 흐름을 끊기도 하기 때문에, 병살도 많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