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보자
2019.07.11
스포일러 주의!
웃기면서 진지한 제법 괜찮은 영화
사실 개그 충만한 한바탕 소동극에 지나지않은 소품일거라 가볍게 생각하며 보았는데, 의외로 깊은 감정선의 로맨스를 품고 있었습니다. 기방에서 기녀의 아들로 태어나 세상에 대한 욕심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는것에 뜻을 둔 허색을 중심으로 두가지 이야기가 맞물려갑니다. 허색이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양가댁 규수에게 정을 품고 속앓이를 하는 러브 스토리가 한 축, 재정문제로 파산 지경에 이른 기방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의 매력을 발산하며 남자 기생으로 우뚝 서는 이야기가 다른 한 축이에요. 한낱 한량에서 모든 여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허색의 변신을 과장된 개그 요소로 풀어가던 영화는, 두 이야기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급속히 진중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조선 시대 몰락한 양반 가문의 처지를 다루며 남매간의 우애를 가슴 아픈 사연으로 담아내고, 열녀문으로 대표되는 억압된 여성의 처지를 그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내며, 초중반부 경쾌한 분위기에서 늘어놓았던 사연들을 하나하나 정리해나갑니다. 어찌보면 이 작품의 시작은 후반부와 같지 않았을까 싶어요. 흥행을 위해 초중반부를 과장된 개그 코드로 버무렸지않나싶을 정도로 의외로 후반부 감정선이 좋습니다. 초중반부 개그 씬들도 나름 호흡이 잘 조절되어서 유치하게 전개되지않고, 후반부의 느닷없는 무거움이 드리워질 때에는 극 중 비중과 상관없이 자기 몫을 해내는 배우들이 묵직하게 감당해내며 그 까마득한 간극을 메꿔나갑니다. 배급 규모나 홍보방향을 봤을 때 단지 한 주 스쳐가는 소품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감상을 하고 나니 그 보다는 더 흥행하기를 바라게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