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BOGO
2024.03.25
.
영화도 사랑도 지평선도 다 이유가 있다. "모든 일엔 다 이유가 있다." 작중 새미의 엄마 미치가 이야기하는 인상깊은 대사 중 하나다. 이 말은 그저 미치가 행하는 일에 대한 변명이자 이유로 들리기도 하지만, 곱씹어볼수록 이 문장 한 줄이 내포한 의미가 얼마나 방대한지를 마주하게된다. 작품의 큰 줄기는 영화를 포함한 예술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이라는 기억과 감정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러한 줄기에서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클 수밖에 없는데 이 영화라는 예술을 제작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고, 그 예술을 사랑하고 그 사랑의 감정 자체가 생기게 되는 데에도 이유가 있으며, 영화 속 장면의 지평선이 위 또는 아래에 잡히는 것에도 이유가 있다고 작품은 직간접적으로 관객에게 주장한다. 이 주장은 과연 일리가 있을까? 당연코 그렇고 말고다. 왜냐하면 미치가 말했듯, 모든 일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도 있듯이, 결과=일 / 원인=이유이다. 이건 그냥 영화, 사랑, 지평선 그 이상으로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제일 중요할만한 개연성을 따질 때도 이 결과가 나온 과정 즉, 이유가 명확한지에 따라 개연성이 있는지 없는지가 갈리기도 한다. 이 점에 있어서 애초에 영화 내에서 "모든 일엔 다 이유가 있다."라는 대사를 직접 드러내는 본작 같은 경우, 서사적인 면에 있어 흠 잡을 만한 구석은 그리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인다. 물론 이 작품 자체가 감독 스스로의 유년 시절을 되돌아보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이기도 하여 어찌보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기에 개연성이 없을리 없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어도 서사가 개판인 작품들도 봐왔기 때문에 서사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그 서사 안에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나오면서 회상 뿐만 아니라 반성과 용서 또한 진행하는 듯 했다. 아프다면 아픈 그의 과거를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품 속으로 포용하며 그가 걸어온 길을 관객에게 부드럽게 인도한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영화를 보여주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저 그의 과거를 말한다고 하기에 본작이 가진 메시지는 풍성하고 엄청나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게되는 이유를 본작 전에 개봉한 《바빌론》에서 설명한다면, 이 작품은 영화를 애정하고 사랑하게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 같다. 그저 감독이 영화를 애정하는 이유를 넘어 영화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왜 영화를 사랑하는지를 설명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것도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청춘의 모습 아래에서 내외면적 슬픔과 갈등을 어루만지면서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훌륭하다! 서사 뿐만이 아니라 연출과 연기, 음악 등 영화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이 모두 훌륭하기에 명작 이상의 걸작반열에 오를만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거기에 대중성까지 있는, 필자가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하는 예술성+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작품이기도 하기에 더더욱 만족하며 관람할 수 있었다. 거장은 영원한 거장이리라.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작품이지 않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