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사남
2024.03.26
스포일러 주의!
진부함과 유쾌함 사이
<앤트맨과 와스프>는 2015년에 개봉한 <앤트맨>의 속편입니다. <앤트맨>은 당시 아무런 기대치가 없었는데 재밌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에는 그때보다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이후에 나온 속편이고 <어벤져스 4>와 어떤 연결성을 가지고 있을지도 궁금했습니다. <어벤져스> 사이 징검다리가 될 줄 알았던 이 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개별 영화로써 많은 충실을 하고 있었습니다. <앤트맨>은 중간에 팔콘이 나왔긴 했지만 <앤트맨과 와스프>는 영화에서 그 어떤 마블의 다른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고 오직 앤트맨과 와스프에만 집중을 합니다. 간혹 언급이 되고 쿠키 영상에서 떡밥을 던지긴 하지만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열쇠를 풀고 싶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줄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오히려 이런 방식을 더 선호합니다. 세계관을 신경쓰기보다는 개별 영화로써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게 더 좋은 방식이라고 봅니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전편의 공식을 거의 비켜가지 않고 가끔은 전편에서 써먹었던 방식을 쓰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더해 발전을 보여주기 보다는 기존의 잘하는 것을 그대로 고수하며 안정적인 모션을 취합니다. 결국 무난하게 망가지지 않는 재밌는 영화로 남게 되지만 또한, 식상하고 진부하게 보입니다. 잔잔하게 쓰이는 유머는 <데드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보다 떨어지고 액션과 양자영역에서 펼쳐지는 영상미도 이미 전편에서 했던 것을 그대로 하는 방식이라 감흥이 떨어집니다. 결국 <앤트맨과 와스프>는 전편에서 발전도, 퇴보도 없지만 그렇다고 새로움도 신선함도 없는 속편이 된 듯 합니다. 그럼에도 그 진부함, 식상함도 어느 정도 타파하려고 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크게 터지지 않지만 잔잔하게 깔린 유머로 지루함을 거둬내고 특히 캐릭터의 매력은 전편 못지 않았으며 특히 와스프의 활약과 존재의도를 너무나도 잘 보여줍니다. 활약도를 보면 <와스프와 앤트맨>인거 같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앤트맨의 활약이 전편보다 떨어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건데 마블의 아버지 중 호크아이와 함께 거의 유일하게 정상적인 아버지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토르 아버지, 스타로드 아버지, 블랙팬서 아버지, 이번에 보니 와스프 아버지도...그나마 아이언맨 아버지가 낫긴 한데 이 쪽도 행크 핌에게 잘못을 했었으니) 어쩌면 마블에서 <앤트맨>이 가장 사랑스럽고 따뜻한 영화인 이유도 앤트맨의 부성애가 작용했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앤트맨, 와스프 못지 않게 루이스의 활약도 대단하다고 봅니다. 이 캐릭터가 하는 개그는 거의 다 웃었네요. 루이스를 주연으로 스핀오브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도 재밌을 듯.. 오락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할만큼 합니다. <앤트맨>이 다른 마블 영화에서 할 수 없는 액션이 축소, 확대인데 이번에도 역시 그 힘을 오롯이 보여줍니다. 특히 연구소가 작아지는 장면, 앤트맨이 강에서 거인처럼 커진 장면, 자동차를 축소, 확대를 번갈아가며 적을 해치우는 장면 등등...충분히 재밌는 액션을 보여줍니다. 악역이 약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맞습니다. 딱히 악역이었던 고스트와 빌 포스터 박사의 활약이 굉장히 적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거 덕분에 앤트맨과 와스프에 더 집중 시키는데 할애했습니다. 게다가 연구소를 노리던 악역도 있었죠. 더군다나 악역인 고스트의 사연과 행동에 대한 당위성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았습니다. 행크 핌 때문에 가족도 죽고 자기도 그 사단이 났고 여러모로 사연과 당위성이 행크 핌 못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안 좋은 악역이 될 수 없는 것이 올해 개봉한 <블랙 팬서>에서 에릭 킬몽거가 마찬가지로 사연과 행동의 당위성이 블랙 팬서 못지 않았지만 여기에는 임팩트가 있었고 악역으로써의 좋은 활약도 보여주었죠. 결국 두 악역의 차이는 임팩트에서 갈립니다. 진부함과 식상함, 악역의 존재감이 큰 아쉬움을 남기지만 오락 영화로써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사실 이런 영화는 그것만 좋으면 장땡이죠. <앤트맨>은 마블의 무거운 분위기를 한층 완화시키는 독보적인 존재인거 같습니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가볍고 유쾌한 영화를 내놓은 건 좋은 타이밍이라 봅니다. 물론 쿠키에서 다시 한번 충격을 주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