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때로는 다 잘 될거라는 말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

A열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영화제가 아닌 평소 같았으면 절대 잡지 않을 좌석이지만, 티켓팅 실력이 어설픈 관계로 내가 예매창에 들어갔을 땐 이미 남은 자리가 여기밖에 없었다. 시야가 안 좋은 좌석에서 보더라도 <구름에 대하여> 감독의 신작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1시간 30분 정도를 고개를 뒤로 젖히고 보는게 견딜만할 거라고 얕본 것도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화면과 자막을 많이 놓쳤고, A열은 영화 보기 위해 앉을 자리가 아니라는 것만 다시한번 절절히 깨달았다. 감독의 두 전작에도 출연한 배우 에바 비안코가 이번 작품에서는 영화 편집자 역으로 등장한다. 조수와 함께 시각장애인에 관한 영화를 편집하면서 그녀는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잃어가고, 여기에 해당 영화의 감독이자 에바의 친구이기도 한 후안이 세상을 떠난다. <정의되지 않는 것들>은 <구름에 대하여>와는 정반대 스타일의 영화이다. <구름에 대하여>가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멀리 떨어져서 관찰하는 작품이라면, 이번 작품은 기록 매체로서의 영화에 대해 명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훨씬 분석적으로 파고드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작과 비슷한 스타일의 작품을 기대한 나로선 달라진 노선이 아쉬웠지만, 감독이 전작과 차별화되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