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송씨네
2024.05.06
독이 든 성배 & 시청률이란 악마와의 거래.
1971년 미국의 인기 심야 토크쇼인 ‘올빼미 쇼’는 승승장구하다 경쟁프로그램의 등장으로 1위 자리를 빼앗기죠. 이 프로그램의 명 MC 잭 델로이의 인기도 사그라들고 아내 매들린은 폐암으로 투병하게되죠. 제작진은 더 자극적인 아이탬을 찾게 되고 급기야 매들린을 생방 스튜디오에 앉히죠. 시청률은 반짝 상승하는데 그치고 아내는 세상을 떠나죠. 슬럼프에 빠진 상황에서 제작진은 비책을 마련하는데 할로윈 데이 특집으로 심령술사 크리스투, 전직 마술사이자 사기꾼 헌터 카마이클, 최면학자 준 로스 미첼, 그리고 악마 숭배집단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녀 릴리를 생방 스튜디오에 데려오는 것이죠. 방청객의 가족사를 어렵게 맞춘 크리스투는 잭의 과거를 소환하다 피를 토하고 스튜디오에서 급히 퇴장. 준과 릴리의 최면 현장이 생방으로 낱낱히 공개되지만 카마이클은 여전히 이들을 사기꾼으로 몰아세우죠. 그리고 보조 MC 거스는 무대 뒤에서 좋치 않은 소식을 듣고 겁에 질린 것도 모자라 카마이클의 최면에 단단히 걸리게 되죠.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앞으로 벌어질 일의 서막에 불과 합니다. 여러분은 바로 이들의 처음부터 끝의 모습을 담은 1977년 할로윈 특집 영상을 보시게 될 것 입니다. 당신의 TV는 절대 고장나지 않았습니다. 못 믿으시겠다고요? 그건 여러분의 몫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말이죠. 오로지 시청률을 위해 무리수를 남발한 생방 토크쇼의 기이한 상황을 그린 영화입니다. 푸티지 형태의 이 작품은 마치 그 시대에 실제 일어났을 법한 사건을 보여줍니다. 잭 델로이의 모습은 마치 자니 카슨, 데이비드 레터맨 등의 TV 토크쇼 MC를 떠오르기 충분하죠. 크리스투는 유리 갤라 같은 심령술 사기꾼을, 카마이클은 이들 사기꾼들에게 현상금을 걸었던 제임스 랜디를 연상시키죠. 이 영화는 화면비율이 고무줄처럼 변하며 환상과 현실을 보여주는데요. 여기에 몇가지 장치를 넣는데 초반 잭이 활동했던 비밀단체의 이야기로 시간을 할애하고 생방송 장면의 테이프와 스튜디오 뒤의 (누가 촬영했을지, 정말 촬영했는지 모를) 촬영화면이 더해지면서 푸티지 영상의 잔재미를 보여주죠. 영화는 끝으로 갈수록 모두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잭이 겪은 환상인지도 모르고 우리는 이것을 잭과 시청자의 시점에서 보는 독특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죠. 특정 장면에서 놀래킬 것이라고 예상한 장면에서 적중하지만 더 강력한 장면으로 관객(혹은 시청자)를 희롱시키는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방송국의 농간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가수 존 박이 M.net의 페이크 다큐 ‘음악의 신’에서 ‘방송국 놈들’이라며 비아냥 거리는 것까지도 대본인 상황에서 어느게 진짜이고 거짓인지는 알 수 없죠. 자극적인 소재와 악마의 편집이 자행되는 세상인데 TV에서 유튜브로 매체만 바뀌었을 뿐 지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죠. 방송국 놈들은 사실 시청률이란 악마들과 거래를 한 것이나 다름없죠. 안그런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