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owlppami
2019.09.11
그 사랑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타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을 영화화한 '이누도 잇신' 감독의 대표적인 감성 자극 로맨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입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영화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린 것으로 기억되는 명작이기도 합니다. 남자 대학생 '츠네오'가 어느 날 우연찮게 자신을 '죠제'라고 하는 다리가 불편한 여자 '쿠미코'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두 사람의 사랑의 시작과 끝을 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미남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와 반칙에 가까운 귀여움에 오묘한 매력의 '이케와키 치즈루', 그리고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배우인 '우에노 쥬리'까지 당대의 청춘스타들이기도 하지만 과장되지 않고 차분하니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굉장히 잔잔하고 담백한 이야기와 연출로 그 즈음의 대표적인 일본 멜로/로맨스 영화들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특유의 노곤함이 느껴집니다. 그런 느슨하면서도 릴랙스한 와중에 하고자 하는 건 모두 담아내는 오묘한 완성도라고 할까요. 흡인력 있는 이야기와 이를 이끌어가는 연출이 묘한 매력의 영화입니다. "사랑이란 ㅁㅁ이다"라고 정의를 내리는 그런 내용이 아닌 그저 츠네오와 조제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뭔가 특별한 것 같으면서도 익숙한, 참 콕 집어 설명이 어려운 그런 감정을 전달합니다. 알콩달콩 간지럽다가도 야할 때는 굉장히 야한... [상실의 시대]나 [냉정과 열정 사이] 같은 소설을 읽었을 때 그 묘오한 느낌 그대로입니다. 잘생기고 인기 많은 요즘 말로 '핵인싸' 츠네오란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긴 어렵지만, 사랑하는 이에게 보이는 순수하고 열렬한 사랑과 쓰라린 이별의 감정을 모두가 공감하기에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지만 그 뜨거움이 언제까지일지는 몰랐던 젊은 날의 사랑이라고 할까요. 왜 제목이 저런 형태인지 차분히 이어나가는 '조제'의 꿋꿋한 삶도 인상적이지만 아무래도 남자라서인지 츠네오에 강렬하게 공감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영원불변한 사랑'보다는 '기한 있고 움직이는 현실적인 사랑'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던 시기의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하죠. 이별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는 그런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상기시켜주는 보고 난 후 울컥함이 지워지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