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 영화는 화려하지 않은, 담백한 문체로 쓴 소설을 읽는 것만 같다. 원작 소설을 모르더라도, 영화가 이미 한 편의 소설이다.

영상과 나레이션과 음악으로 읽는 한 편의 소설 같은 느낌. 모든 방향에서 군더더기 없는 연출이 그렇다. 색감은 푸른 빛을 벗어나지 않으며, 구도는 관찰자의 시선과 같고, 음악은 기교 없이 단순한 박자와 음정과 속도의 두 곡을 반복한다. 그 중 한 곡만이 8할을 차지할 정도로, 이 영화는 단조롭다. 그러나 단조롭기 때문에 '토니 타키타니'가 완성되었다. 가진 것이 아닌 가진 줄 알았으나 잃은 것들, 아니, 애초에 가진 적이 있었던가? 하는 의문으로 돌아가는 것들. 그 공허 속에서 토니는 모든 생애를 헤맨다. 사람의 공허를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명확한 표현법이 있을까? 나레이션이 인물의 대사가 된 것. 인물들은 스스로의 대사를 뱉는 장면이 거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레이션으로 흘러가고, 인물이 나레이션을 이어받아 읊는다. 이러한 오디오 연출 방식은 신선했는데 그럴수록 더욱 시청자와 영상물 사이의 간극을 만들어 우리를 철저히 관찰자로 만든다. 우리는 토니가 무엇을 바라보았고 무엇을 잃었는지 그저 방관하는, 무감각한 어느 시민이 된다. 그로써 이 영화는 강렬해진다. 고요하고 강하다. 없던 것을 만들고 나니 기어이 생겨버린 텅 빈 방. 이것을 과연 토니만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