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na09 님의 영화 <뷰티풀 보이> 리뷰 - 키노라이츠
드라마 / 2018

2019.09.16 18:03:08
<뷰티풀 보이> 절대 포기하지 않는 진한 부성애
약물에 중독된 아들을 일으켜 세운 부성애(父性愛). 이 영화는 실화다. 12살에 처음 마리화나를 접하고 약물 복용의 늪에서 허우적 거린 아들을 구해낸 아버지는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셰프'다. 그가 쓴 동명의 논픽션이 원작이며 아버지 역에 '스티브 카렐'과 아들 역에 '티모시 살라메'가 맡았다.

영화 <뷰티풀 보이>는 독서광이자 뛰어난 작가, 예술적인 기질에 운동까지 잘하던 '닉(티모시 살라메)'과 아버지를 깊게 파고든다. 흔히 약물중독을 다룬 영화에서 자기중심적이고 고백적인 서사가 주루 이루는 반면 <뷰티풀 보이>는 부모의 심정을 다루고 있다. 중독된 본인의 심정보다 더 힘들었을 부모의 눈높이로 보는 영화다. 올 상반기 <벤 이즈 백>으로 약물에 빠진 아들을 구한 '줄리아 로버츠'의 모성애와 하반기는 '스티브 카렐'의 부성애는 비슷한 듯 다르다. 이게 바로 이 영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 지옥 같은 삶을 붙들어준 아버지여..

마약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금지하는 중대한 범죄다. 약물에 손을 댄 순간 파멸하는 것은 자신뿐인데 왜 그렇게까지 엄격한지 궁금했다. 이는 자신을 포함해 주변인, 특히 가족의 삶을 좀먹기 때문이다. 나아가 사회 전체의 육체와 정신적 해를 끼치기도 한다. 영화에서 중독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비교적 공평한 시련처럼 다뤄진다. 교육수준, 경제적 형편, 직업, 성별, 나이, 인종, 아이큐 등 어느 것도 가리지 않는다. 감기처럼 쉽게 다가왔다가 모든 것을 빼앗아간다.

영화는 누구나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마치 극영화로 보는 마약퇴치 캠페인 같기도 하다. 약물은 큰 동기나 시련이 찾아와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싸워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산 정상을 향해 걸어가는 고행 같은 일임을 무너져가는 닉을 통해 여과 없이 보여준다.

아버지는 아들의 추락과 재활을 곁에서 응원한다. 쓰러질 때면 일으켜 세워주고 힘들어 멈춰있다면 뒤에서 밀어준다. 그냥 눈 뜨고 지켜만 보지는 않는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웠던 아들이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물론 그 과정은 녹록지 않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꼴을 수없이 반복하기 일 쑤다. 그때마다 고갈된 에너지를 부여잡고 절망의 늪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 자식의 불행이 내 탓인 것 같은 자책감

자식의 불행은 부모에게 큰 상흔을 남긴다. 내가 조금만 더 신경 쓸 걸이란 후회, 무엇이 부족했을까 끊임없이 자책하게 된다. 학교와 사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던 아들의 추락한 아들의 인생은 마치 자신의 탓인 것 만 같다.

하지만 어째 감정이입이 쉽지 않다. 관객은 철저히 부자를 바라보는 제3의 눈이 된다. 다 안다고 믿었던 아들을 모르겠고, 내가 알던 아들이 아닌 것 같은 심정을 한 발자국 떨어져 관조하라는 의도 같다. 빠져나오기 힘든 고통을 끝내 줄 수도, 꺼내줄 수도 없다. 모든 일은 아무리 가족이라 한들 쉽지 않아 보인다.

<뷰티풀 보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약물중독자를 향한 시선, 오해, 편견을 되짚어보는 지난한 작업이다. 약물에 빠지는 계기를 제멋대로 생각한 우리를 반성케 한다. 미국에서 약물중독은 흔한 일이고, 이들을 위한 단단한 울타리와 제도도 잘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활과 중단을 반복하다 성공하는 케이스는 많지 않다. 뇌의 신경 일부를 태워 버리는 약물의 위용은 혼자서는 이겨낼 수 없으며, 반드시 도움을 받아야 한다.

닉은 죽어서야 끝낼 수 있는 긴 터널을 건너는 중이다.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 페이스메이커였던 가족의 도움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누구도 부자의 미래를 단언할 수 없다. 찬란하고 반짝이던 밤의 축복은 짧고, 죄책감과 불안함이 밀려오는 아침은 길다. 우리는 찰나의 쾌락을 위해 긴 불행을 반복하는 어리석은 동물이기 때문일까? 누구도 부자(父子)의 미래를 단언할 수 없다.

덧, 영화의 여운이 남거나 더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데이비드 셰프'의 동명 에세이를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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