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트별
2019.09.19
내면으로 쏘아올리는 심연의 우주선.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게 뭐가 있을까. 대표적으로 심해와 우주, 이 두가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심해가 아무리 깊고 우주가 아무리 넓다 한들 인간의 마음만 할까. 당장 너의 마음은 물론이고 나 자신의 마음도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이에 대한 정복의 ㅈ자도 꺼내는 게 가소롭다는 생각까지 벌컥 든다. 소위 ‘알다가도 모를’이란 말이 껌딱지처럼 달라붙는 이 마음이라는 걸 무겁게 바라본다면, 아마 우리가 평생 안고 살아갈 일종의 과제이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우주와 같은 광대한 무언가를 일생의 꿈이나 목표로 삼지 않아도, 우리는 투박한 것들로 스스로의 눈을 가리고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거나, 회피하고 있을지 모른다. ‘없는 것을 찾으려다 눈앞에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극중 ‘로이’의 말이, 그래서 더 깊게 느껴졌다. <애드 아스트라>는 우주라는 배경을 활용하여 마음속의 무언가를 끄집어낸다. 광활한 우주에서 인간은 점이나 먼지라는 명사에도 미치지 못하는 존재에 불과하다. 거기에 고독이 있다. 영화는 고독의 매개체로 로이를 올려놓고, 우주에서의 인간을 바라보듯 로이의 마음을 바라본다. 더불어 이 고독의 매개체는 ‘클리포드’에도 연결되어 일종의 동어 반복 혹은 확장을 이뤄낸다. 고독으로 점철된 그들의 마음속에는 공허함도 있고, 공포도, 분노도, 심지어 광기도 보인다. 로이는 그렇게 덧칠되어 얼룩진 ‘매개체들’을 마침내 마주하고 잘라내며 근원적인 의문을 던지고, 깨달음을 향해 나아간다. 그 깨달음의 도착지엔 고독의 극복이라는 결말이 있다. 처음엔 고개를 숙이고 있던 로이가, 고개를 들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그런 희망의 메시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허나 이 영화를 곱씹으면서 그곳만 바라보고 싶진 않았다. 그 결말 자체보다는 우주를 헤매다, 마음을 헤매다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그러니까 결말에 다가가는 과정 자체를 내 안에 집어넣고 싶었다. 내가 마음의 유영으로 영화 같은 결말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내가 나 자신을 대하는 데 진심어린 과정을 거칠 수는 있지 않을까. “Submit.”
